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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

괴테 고등학교를 빌려 쓰는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는 규모에서부터 다른 한글학교와 달랐다. 600여 명의 학생이 유치부 4반, 국어 초등 12반, 한국어 초등 4반, 중등 4반, 고등 2반 그리고 성인 3반 등으로 구성되어 오전과 오후 모두 45개 반이 운용된다고 하였다.

 

그 구성을 보면 상사 주재원 자녀가 300여 명으로 가장 많다고 했다. 학교가 개설된 초창기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한독가정의 자녀가 주를 이루었다고 한다.

 

한글학교 교사는 여느 한글학교와 마찬가지로 유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규모면에서 볼 때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게 크다는 점에서 전문 교사를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전체 교사 33명 중 국어교사는 5∼6명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교재의 내용이 미국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독일 지역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당연히 지명과 인명 그리고 문화 등의 관점에서 독일의 정서가 반영되어 있는 교재를 사용하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내었다. 또한 어휘 수준이 학년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데 이러한 점도 교재에 반영되지 않았고 학습자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반을 편성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고 하였다. ‘한국어능력시험’이 있기는 하지만 30유로를 내고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관계로 부담이 크다고 하였다. 한글학교 한 달 수강료가 25유로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풍요 속의 빈곤’이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의 형편을 한 마디로 압축시킨 표현이라고 했다. 한국의 재정지원이 낙후 지역을 우선으로 하다 보니 규모가 큰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는 우선적으로 배제된다는 것이다. 1년 운영비가 4억원 정도인데 그 중 한국정부에서 234만원 정도를 보조해 준다고 했다. 물질적 외형은 좀 그렇지만 교육내용 등에서 지원이 유익하다고 했다.

 

한국을 사랑하는 방법이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것이라는 교장 선생님의 표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교민들의 고민은 자녀들의 모국어가 한국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언어장벽은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단절로 이어지고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가정의 문제가 사회 문제화 되고 종국에는 국가 이미지 실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한국어 교육이다.

 

/독일 현지에서 정영인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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