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55cm의 키에 체중은 15∼23kg. 머리는 8각형 모양이며 귀는 3각형이고 목이 굵다. 꼬리는 짧고 위로 힘차게 말려져 있으며 다리가 늠름하다. 체격이 다부지고 털은 윤기가 흐른다. 표정은 온순하나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성격은 충직하다. 귀소본능이 뛰어난 것이 특징. 영리해서 집을 잘 지키며 용맹스러워 사냥개로도 많이 쓰인다.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진돗개의 신상명세서다.
우리나라 토종개 중에서 진돗개가 명견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다. 몸집은 작지만 대담하고 용감해서 싸움을 잘한다. 또한 기민하면서도 신중하여 쉽게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지독한 근성을 갖고 있어 사냥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진돗개가 명견 대접을 받는 진짜 이유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복종심이 어떤 개보다 뛰어나다는데 있다. 진돗개는 한번 정을 주면 변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강아지때부터 기르지 않고 성견을 샀다가는 정붙이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자유당 말기 진도에서 군용견으로 팔려간 진돗개가 한달만에 옛 주인집으로 돌아왔다는 일화나 대전으로 팔려갔던 백구가 자신을 길러줬던 할머니를 잊지 못하고 천리길을 되짚어 왔다는 이야기는 진돗개의 특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개가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갖췄다는 진돗개도 한가지 흠은 있다.
너무 영리해 주인의 지시가 떨어지기도 전에 자신이 알아서 미리 결정을 해버리는 것이다. 가령 주인의 명령도 없이 외부인을 공격해 황당한 일을 저지르는 것이 좋은 예다. 때문에 간혹 진돗개는 명견이 아니라 제멋대로 행동하는 맹견이라는 혹평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독단적인 행동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너무 영리해서라니 훈련만 잘 시키면 세계 최고의 명견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견 진돗개가 지난 5월10일 영국 켄넬클럽(KC)에 정식 등록된데 이어 7월6일에는 세계애견연맹(FCI)에도 공식 등록됐다. 10년전 임시 등록을 한 뒤 엄격한 심사와 실험과정을 거쳐 비로소 세계 명견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하찮은 토종개 한 종이 세계 공인견이 됐다고 해서 무슨 대수냐고 할지 모르지만, 인간과 개의 관계를 반추해볼때 나름대로 그 의미가 적다고 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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