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07:38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납 김치' 파동

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식(副食)이다. 맛과 영양, 저장성 등을 고루 갖춘 우리 음식의 대표선수랄 수 있다.

 

무, 배추같은 채소를 소금에 절였다가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등과 젓갈을 혼합한 김치는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뜻의 ‘침채(沈菜)’에서 유래했다. 팀채, 딤채로 발음되다 김채, 김치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호남지방에서는 아직도 고려시대의 명칭을 따서 ‘지(漬)’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인 김치는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하고 겨울이 긴 한반도의 자연환경과 관련이 깊다. 농경문화가 뿌리를 내리면서 주식인 곡물의 소화를 돕고 균형잡힌 식사를 위해 염분이 있는 채소류를 함께 먹게 된 것이다. 특히 채소를 구할 수 없는 겨울에는 김장을 통해 오랫동안 저장하는 지혜를 터득했다. 그래서 김장담그기는 겨우네 반식량을 마련하는 큰 행사였다.

 

역사적으로 우리의 전통음식인 김치는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형태는 소금이나 장에 절이는 방법을 썼다. 지금의 장아찌류에 가까웠다.

 

오늘과 같은 김치는 1800년대, 조선시대 중반이후 배추와 고추가 이 땅에 들어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널리 퍼졌다. 이때부터 비로소 김치가 빨간색을 띠게 된 것이다. 그리고 통배추 김치는 개량배추가 나오기 시작한 1900년대 이후에 보급되었다.

 

한때 김치는 냄새나는 조선인의 상징으로 비하되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화려하게 부활했다. 항균작용과 각종 성인병 예방, 노화억제및 항암효과 등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더우기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라든지 조류독감에 특효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일약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 2001년에는 국제식품규격(코덱스)에 일본 기무치(Kimuchi)를 누르고 우리의 김치(Kimchi)가 공인 등록되었다.

 

하지만 정작 종주국인 우리나라 식탁은 중국산 김치가 점령해 버렸다. 서울 경기지역 음식점의 50% 이상이 저가의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고, 이번에 중국산 납 김치 파동까지 일어났다. 뒤늦게 정부와 여당이 납 허용기준치를 마련하는 등 호들갑이다. 우리의 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였으면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