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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평가의 계절

가을이 결실의 계절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평가의 계절이기도 하다. ‘평가’란 말이 요즈음처럼 난무하는 시절도 없을 것이다. 걸핏하면 평가를 들이대는 형국이니 말이다.

 

어느 분야인들 평가에서 자유로울까마는 그 중에서 세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분야는 단연 교육이 아닐까 한다. 교육분야를 손에 꼽는 이유는 간단하다. 초등교육과 중등교육 그리고 고등교육에 걸쳐져 있는 기간이 무려 16년에 이르고 그런 기간에 자식이나 조카가 걸쳐져 있지 않은 집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모두 나름대로 교육전문가가 다 되어 버렸다.

 

이런 우리에게 교육기관이 평가를 받는다는 사실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교육기관 중에서도 특히 대학에 대한 관심이 그렇다. 덕분에 매스컴에서는 대학들을 한 줄로 세우는 일을 오히려 즐기는 분위기이다. 마치 ‘거봐라, 대학의 속내가 별거드냐’하는 소리를 하려는 듯 싶다. 그래서 평소 지명도가 높은 대학일수록 평가 결과에 대한 부담은 크기 마련이다. 결과가 잘 나오면 당연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여론의 뭇매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평가의 계절이 다름 아닌 가을이다. 학문분야 평가, 대학종합평가, 교육대학원 평가 등이 주로 가을에 치러진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당연히 언론에 공표된다. 그런데 발표내용은 전과 사뭇 달라졌다. 최우수와 우수 등의 표현으로 해당 대학들을 대별하였던 과거와 달리 그 서열까지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발표 방식 덕분에 대학들은 서열의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문제는 평가의 기준이 얼마나 합리적인가 하는 점이다. 그 한 예를 들면 현재의 잣대에 대학의 연륜은 고려되지 않는다. 교육기자재 중에는 단기간에 구매하기 힘든 고가의 장비가 적지 않아 신생 대학일수록 이들 고가 기자재의 확보에 어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런 평가기준의 공정성은 일부 학문분야의 평가를 거부하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좋은 약이 입에 쓰지만 병을 다스리는 데 유익하고 충고는 귀에 거슬리지만 그 행동에 유익하다는 사실은 모두들 안다. 오히려 그때문에 평가의 기준을 좀더 공평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평가결과 드러나는 대학 서열을 너무 신뢰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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