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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여가문화

열심히 받아 적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두 번 다시 그 노트를 쳐다보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받아 적지도 않은 사람이 들은 내용을 더 잘 기억한다는 이야기는 또 아니다. 아마 병술년 새해를 맞아 여러 계획을 세우는, 그야말로 연례행사를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은 단순한 수첩이 아니라 일 년 계획을 균형있게 세울 수 있게 하는 시스템 다이어리란 것도 있어서 예전보다는 계획을 세우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이러한 연중 계획을 세우기 이전에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여가(餘暇)에 대한 인식을 정리하지 않으면 제 아무리 잘 세운 계획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그 방향을 잃을 수밖에 없다.

 

2004년 전북지역에 사는 15세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TV시청, 여행, 문화예술 관람, 스포츠 관람, 스포츠 참여, 컴퓨터게임, 창작적 취미, 자기계발, 사교관련, 봉사활동, 가족과의 시간, 가사·잡일, 휴식·수면 등의 항목을 보면 흥미롭다. 전북지역 사람들이 전국 평균치를 웃도는 항목은 ‘창작적 취미생활’이 130%, 다음으로는 ‘가사·잡일’이 122% 등이다. 이런 통계를 보면 전북지역 사람들이 창의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해석되며 가정적인 일에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화예술 관람’이 52%에 지나지 않으며, ‘스포츠관람’이 60%, ‘여행’이 77% 등으로 전국 평균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문화예술 관람’은 인접한 대전 143%와 비교할 때 예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물론 경제적인 고려를 하지 않는 단순비교가 갖는 한계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형편이 문화예술의 관람과 꼭 비례하지만은 않는다.

 

러시아와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봐도 이들이 경제적으로 넉넉해서 극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경제적인 형편과 여가생활을 결부시키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여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면서 여유롭게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자유(Freedom), 느낌(Feeling)으로서의 여유, 그리고 재미(Fun) 등 3F가 있어야 한다. 이제는 우리도 휴식과 수면 등의 극히 소극적인 여가형태나 음주가무(飮酒歌舞) 등의 과도한 그리고 위험한 여가형태를 벗을 필요가 있다. 새해에는 문화도시, 예향 등의 이름에 걸맞은 여가문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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