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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조건 없는 사랑

화제의 인물이 된 로버트 러니 변호사. 그는 1950년 12월 홍남 철수 당시 메러디스 빅토리호라는 상선의 선원이었다. 제트기의 연료가 되는 인화성 물질을 가득 싣고 있었던 배에 14000명이라는 엄청난 피난민들을 거제도까지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이 안전하게 수송하는데 참여한 인물이다.

 

지난 24일 우석대학교에서는 이러한 인도·박애정신에 투철한 빅토리호 승무원들을 대표해서 로버트 러니 변호사에게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여하였다. 러니씨가 보여준 인도주의적 희생과 사랑, 헌신은 우석대학교가 먼저 높이 평가한 것이지만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장, 미국 정부의 용감한 선박 표창장, 미 상선단 최고 영예 공훈 메달 등의 포상을 받았고, 메러더스 빅토리호에 용감한 배라는 상패가 미국 의회의 특별법 제정을 통해 수여되기도 했었다.

 

이렇듯 빅토리호의 이야기가 세간의 이목을 받게 된 몇가지 요건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요건은 선장 레너드 라루의 인격이었다. 그는 “눈에 보이는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구출하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후에 가톨릭 수사가 된 그는 그 사건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 겸손, 애국심 그리고 성실에 바탕을 두었다고 고백했다.

 

러니씨는 당시 사건의 목격자이면서 관련 자료의 수집가로서 역할을 다하였다. 책자 ‘기적의 배’(빌 길버트 지음, 안재철 옮김)는 러니씨가 그동안 모은 자료와 구술을 토대로 하여 엮은 것이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 동안에도 식탁 위에 놓인 명패까지 챙기는 등 수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어 홍남철수 당시의 기록이 우연한 결과가 아님을 확인시켜 주었다.

 

빅토리호가 세인의 주목을 받게 한 직접적인 노력은 한 재미 한국인의 노력 덕분이다. 미국에 메리더스 빅토리아호 승무원들의 기념비적인 희생과 사랑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원 ‘월드피스 밀레니엄 파크’(World Peace Millennium Park)와 추모비 건립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안재철(뉴 밀레니엄 피스 파운데이션 회장)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홍남철수에서 보여준 라루 선장과 라니 변호사 등 선원들의 봉사가 아름답고 이를 세인들에게 기억시키려는 안 사장의 노력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가 좋아 보이는 것은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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