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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접대골프

미국에서 골프는 사회체육중 하나다. 비싼 곳도 없지 않으나 동네 골프장을 이용할 경우 한번 치는데 1만원이면 족하다. 오후 3시 이후에는 일몰 입장료라 해서 더 싸거나 무료입장이 가능한 곳도 있다. 연회비로 50만원 정도만 내면 매일 무료로 칠 수 있는 곳도 많다. 반드시 4명이 아니라 한두명이 라운딩해도 무방하다. 그야말로 동네 공터에서 축구하는 것만큼이나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정은 사뭇 다르다. 회원제 골프장에서 1회 라운딩 비용만 20-30만원 가량이다. 부킹도 여간 힘든게 아니다. 비회원은 아예 잔디 밟을 꿈도 꾸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억대가 넘는 골프회원권이 인기다. 재테크 수단으로도 널리 쓰인다.

 

그런데도 골프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국무조정실이 2004년 9월 펴낸 자료에는 2003년 기준 국내 골프인구를 300만명으로, 한국갤럽은 2004년 10월 조사에서 약 200만명으로 산출했다. 골프업계는 이 보다 많은 300-400만명으로 잡는다. 연습장에서 골프를 배우고 있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곧 5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남한 인구의 10%에 해당한다. 미국이 전체인구의 20%, 일본이 10-13%인데 비해 결코 만만치 않은 숫자다. 또 등산인구 1000만명의 절반수준이다. 골프장 내장객수 또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95년 824만명에서 2005년 1776만명으로 두배이상 늘었다.

 

이처럼 넘쳐나는 골프인구로 국내 골프장은 항상 만원이다. 현재 200여개가 운영중이지만 골프 수요를 채우지 못해 해외로 연간 50만명이 빠져 나간다. 그들이 쓰는 돈만 1조원으로 지난해 관광수입 적자의 29%를 차지했다.

 

골프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소득수준이 향상된 덕이다. 여기에 박세리 선수의 LPGA 우승이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IMF위기로 시름에 잠겨있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적 저항감을 줄인 것이다. 또 접대문화의 변화도 한 몫 거들었다. 과거 룸싸롱 접대에서 골프접대로 바뀐 것이다.

 

요즘 이해찬 총리의 ‘부산 3·1절 골프’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시점이나 동행자들이 부적절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이를 물고 늘어지는 한나라당이나 보수언론들의 행태는 떳떳할까. 정치인 언론인 법조인 등이 자기 돈을 내고 친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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