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욱희(세민환경연구소 소장)
참으로 길고도 치열했던 새만금 논쟁이 대법원 판결로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지난 7, 8년 동안 이 논쟁의 한 자락에 끼어있었던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이 별로 개운치 않은 것은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일까?
아마도 어제 대법원 판결로 환경단체들과의 논쟁은 일단락이 지어졌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겠다. 짧은 지면을 통해서 그런 과제들을 일일이 소개하기는 힘든 일이지만 이 사업이 전북도민들에게는 참으로 중차대하다는 점을 십분 감안해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점을 부탁드리고 싶다.
먼저, 그동안 새만금 논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부인사들과 외지 환경단체들의 부적절한 개입과 참견이 너무도 많았다. 이제 더 이상 그런 외부세력에 휘둘림이 없이 그야말로 전북도민의, 도민을 위한, 도민에 의한 사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도민들의 내부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관점에서 새만금 현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지역어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서로가 양해하는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어가고자 하는 사려깊은 자세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전북도와 도민이 어민들의 의견을 경청한다면 그 분들은 외부세력의 힘을 빌려서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하는 그런 무리한 행동을 자제하여 화답할 것으로 믿어마지 않는다.
둘째, 새만금 논쟁이 그렇게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그동안 내부개발에 대해서 아무런 합의가 없었고 그래서 중구난방으로 의견이 난무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실현가능성이 높고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내실있는 내부개발계획의 수립과 착실한 시행이 앞으로의 과제인바 그런 일을 중추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독립적인 관리기구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기구를 관장하는 책임자 역시 새만금 규모에 합당한 큰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또 확실한 업무추진능력을 두루 갖춘 그런 명망있는 인사가 초빙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새만금 사업은 앞으로도 완공되기까지 10여 년이 훨씬 더 남은 장기적인 사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이 말은 이 사업의 성과를 전북도민이 경험하기까지 그렇게 장구한 시일이 걸린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새만금 간척지가 우리나라 일개 군(郡)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인 만큼 어떤 사업은 조속히 추진하여 그 성과를 일찍부터 거둘 수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업은 큰 호흡으로 길게 보고 추진해야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업에 대해 지나치게 조바심을 갖는 나머지 ‘골프장 100개 건설’이라든지 ‘세계최대 규모의 XXX 건설’과 같은 설익은 대안들을 함부로 쏟아내는 일은 아무쪼록 경계해야만 하겠다.
마지막으로, 새만금 사업에 대한 일부 환경단체들의 적대적인 공격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겠다. 그들은 간척지에 해수가 유통되는 앞으로 두서해 동안 필경 온갖 사소한 일들을 꼬투리 삼아서 이 사업을 방해하려고 집요한 노력을 펼칠 것이다. 그런 외부 고발에 대해서 전북도민이 일치단결하여 의연하게 대처할 때 새만금 사업의 미래는 한층 더 밝아질 것이다.
/홍욱희(세민환경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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