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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스포츠와 국민감정

태초의 천지창조를 기록한 성경 ‘창세기’를 보면 혼돈에서 질서가 잡혀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빛과 어두움을 나누고 창공을 기준으로 하늘을 구분하였으며 물과 바다를 나누는 내용을 통해서 천지창조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사물이나 제도 등은 나누기, 합치기, 바꾸기를 통해서 그 본래의 모습과 기능이 바뀌곤 한다.

 

과거에는 종교와 정치 권력이 하나였었다. 제정일치시대라고 불렸던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 등이 그러한 예에 속한다. 이런 시기에는 종교적 기준이 생활의 지침으로서 적용되엇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을 통해서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었다. 그 결과 제천의식을 주관하였던 제사장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종교와 떨어져 나간 것은 정치뿐 아니다. 예술 역시도 종교와 분리되었다. 종교의식에서부터 출발하였던 예술적 요소들은 점차 종교적 색체를 벗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아 분화되었다. 무용과 음악이 분리되었고 문학이 신(神)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였다.

 

이러한 분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고 이를 직업으로 환산하여 그 분화의 정도를 표현한다면 3만여 가지나 된다. 물론 이러한 다양화가 꼭 분화과정을 통해서만 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 생겨나고 또 없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도 직업의 종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직업을 통해서 관찰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처음에 하나였던 일이 다양하게 분화되면서 그 상관성이 점차 희박해진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관성의 관계를 달리 표현하자면 이제는 서로를 연관시키지 않아야 할 일에 대한 간섭과 미련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야구 월드컵이라 불리는 WBC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4강까지 오르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런데 야구경기 자체의 묘미보다 선수나 감독이 하는 말에 관중들 특히 한국과 일본 사람들이 일희일비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된 데는 일본선수 이치로가 한 ‘30년 발언’이 큰 촉매제 역할을 했다. 세계적인 운동선수가 이런 저급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본인의 인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 스포츠를 너무 감상(感傷)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스포츠를 통해서 국민감정을 해소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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