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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주난장

풍남제 기간인 요즘 전주 덕진동 종합경기장 앞에서 난장이 열리고 있다. 저녁 때면 천막 아래로 수많은 사람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돼지 바베큐 익는 냄새가 진동하고 해물이며 파전 등을 파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또 공기총이며 농구공으로 과녁을 맞히면 상품을 주는 사행성 놀이가 성업 중이다. 그 가운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품바공연장. 관객들이 빙 둘러 앉고 서서 각설이 타령이며 질펀한 음담과 재담에 박장대소가 끊이지 않는다. 사이 사이 엿을 판매하며 키 작은 사람이 나와 불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일부 바가지 요금이며 위생불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서민들의 스트레스를 날리는데 한 몫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흔히 난장은 ‘튼다’거나 ‘친다’고 표현한다. 여기서 ‘난’은 ‘난 사람’에서 처럼 출중(出衆)의 ‘난(出)’이란 뜻이다. 즉 ‘안(內)과 밖(外)으로 난다’ ‘정기적인 것을 벗어난 비정기적인 것’을 뜻한다. 따라서 난장은 5일·10일장 등 정기적인 장이 아닌 특별히 며칠 더 여는 장이다. 지방에 따라 시장이 설 때 주변 빈 터나 야외에 열기도 했다. 대개 농한기를 틈 타 여는데 짧게는 며칠에서 한달까지 갔다.

 

난장에는 술집이며 농악과 함께 윷놀이 씨름 등 각종 경기가 벌어졌다. 특히 금지된 투전판 등 도박도 일부 허용해 서민들의 시름을 달래는 ‘해방구’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밤에는 노름, 낮에는 씨름’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이러한 난장 가운데 유명한 곳이 전주와 강릉이었다. 강릉은 지난해 단오제와 더불어 유네스코의 ‘인류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전주의 난장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15C말 이후 전주 남문밖에서 열리는 장시(場市)와 연관이 깊은 듯하다. 당시 남문밖 장터를 끼고 있는 천변 일대에는 주막집이 늘어서 있었고 근동에서 장꾼들이 몰려 들었다. 이곳에 ‘남밖장’이라 불리는 난장이 열렸다. 이 장은 일제때 사라졌으나 완주 봉동에는 60년대까지 존속했다. 하지만 큰 난장에는 깡패 등이 끼어들어 음주 폭행을 일삼고 나중에는 운영까지 관여했다.

 

전주의 경우 2003년 풍남제 때 천변주차장에서 열린뒤 3년만에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전주시가 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니 전통과 축제가 어우러진 난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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