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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날까 습기찰까 애지중지 보관했죠" 전주이씨 유물 역사박물관으로

개관 4주년 기념 칠산군과 옛문서·출토복식 기탁 이춘재씨

“옛날 어른들은 무조건 자기 손에 쥐고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벌려놓으니 얼마나 좋아요. 행여 잘못 될까봐 걱정도 됐었는데 훼손 걱정 안해도 되고, 움켜쥐고 있던 것들이 어떤 뜻인지도 알게 되고, 좋죠.”

 

전주역사박물관 개관4주년 기념 특별전 ‘사당을 뫼셔 가옵소셔’에 전주이씨 칠산군파 옛문서 및 출토복식을 기증·기탁한 이춘재씨(60).

 

효령대군의 후손인 칠산군파 종중에서 소장해 온 유물 80여점 중 가장 오랜된 것은 1502년에 작성된 보물 718호 ‘고림군 친서’. ‘천년한지’라고는 하지만, 한장의 종이가 500여년의 세월을 이겨낸 데는 이씨의 노력이 컸다.

 

“옛날에는 시골에 가면 노인들 사랑채가 있었는데, 횟대같이 막대기 두개를 걸어놓고 선반처럼 썼죠. 버드나무로 된 고리 속에 고문서들을 넣어서 그 위에 올려놨죠.”

 

16세기로 추정되는 출토복식은 중요민속자료 115호로, 보관에 더 각별할 수 밖에 없었다. 좀약이다 담뱃잎이다, 스스로 귀가 얇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습기를 빨아들이는 데 좋다는 방법은 거의 다 동원해 봤다.

 

“대성동에 살 때는 창고 속에 넣어뒀는데 도난 위험이 있다고 해서 방범창 달고, 화재 위험 있다고 해서 소화전 설치하고 그랬죠. 나중에는 문화재청에서 큰 금고를 하나 주더군요.”

 

금고에서 보관하던 유물들은 80년대 초 이씨가 송천동으로 이사하면서 오동나무 궤짝으로 옮겨져 베란다에 보관됐었다.

 

“금전적 가치가 큰 것들은 아니지만, 적어도 집 보다는 시설 좋은 곳에 보관돼 기쁘다”는 이씨. 그는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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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휘정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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