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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건축단상] 전통과 현대 건축문화

전통 더불어 현대에 눈 돌려야

1990년대 일본의 수상을 지냈던 호소가와는 1980년대에 큐슈의 작은 도시 구마모토 현의 시장이었다. 그는 과거의 역사적 문화가 비교적 적게 남아있었던 그 곳의 도시적 문화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소위 구마모토 예술도시 프로젝트(KAP : Kumamoto Art Polis)를 추진하였다. 지역적 자연환경과 역사적 풍토를 살려나가면서 현재 뿐 만 아니라 후세에도 문화적 유산으로 남길 수 있는 우수한 현대 건축물(건축물 포함한 광범위한 도시 구조물)을 기획하여 세워나갔다. 당시의 세계적인 일본인 건축가 아라타 이소자키를 커미셔너(총괄기획가)로 선정하여 지금까지 현 전체를 하나의 훌륭한 현대 도시문화의 건축물로 채워가고 있다.

 

프로젝트의 초기에는 기존의 일본 전통건축과 근대 건축을 중심으로 선정하여 건물의 복원과 재활 프로그램에 주력하였고, 그 이후에는 신축 건축물로 대상을 다양화하였다. 공공 뿐 만아니라 민간 프로젝트까지를 망라하여, 단독 및 공동주택(APT) 등의 주거용 건물, 박물관, 미술관, 자료관, 음악당, 극장, 문화센터와 같은 문화적인 건물 뿐 만 아니라 교량, 하수종말 처리장, 댐 관리소, 소규모 공용화장실, 파출소, 소방서 그리고 외부 가로공간의 경관, 심지어 농촌의 축사에 이르기 까지 모든 건축물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사업진행은 모든 민간 또는 공공단체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커미셔너 팀의 기획, 디자인, 감독 등의 단계를 거쳐 준공되면 각종 혜택과 홍보, 견학, 관리운영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도시의 새로운 현대건축을 이루어 나가는 탄탄한 문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주시는 도시의 대표적인 전통건축의 유산인 한옥지구를 중심으로 전통문화 중심도시로의 계획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우리지역의 이러한 계획은 당연히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건축문화의 보존과 활용과 더불어 우리는 우리지역의 현대건축 문화를 좌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의 건축문화 만으로는 우리의 건축문화의 정체성을 세우기에 부족하기 때문 일 것이다. 오히려 전통건축문화가 현대 건축 문화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며, 더 나아가 현대건축 문화가 전통건축문화의 가치를 더욱 귀하게 여기게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지역의 현대건축문화 프로그램을 위한 건축물의 기획 시스템으로서, 구마모토 현의 경우와 같이 가칭 전주문화도시(JCP : Jeonju Culture Polis) 프로젝트 개념을 제시하고 자 한다. 동고산성, 남고산성과 같은 고성 그리고 풍남문, 객사, 경기전, 향교, 이목대 등의 역사적인 사적지 등을 문화적 컨텐츠로서 부가하여 가칭 JCP로서 제정할 수 있으며, 전주 천변 물길을 따라 한벽당, 천양정, 추천대 그리고 각시바위, 서방바위, 초록바위로 이어지는 곳에 과거의 얘깃거리를 담아내는 새로운 현대적 건축문화 프로그램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지역에 새로이 세워지는 다양한 기능의 현대건축물들도 JCP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문화적 표현과 요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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