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회 넘는 대회서 마이크...역사 깊은 민속행사 "관중 최고관심 정확한 승부 예측"
씨름과 더불어 민속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소싸움대회 분위기를 걸죽하게 만드는 숨은 공로자가 있다.
자칫 지루한 경기로 이어질 소싸움을 구성진 입담으로 즐겁게 만드는 장내 아나운서 강용기씨(50·경남 김해)가 그 주인공이다.
군대를 마치고 소싸움 주변에서 성장한 강씨는 25년여 동안 200회가 넘는 대회에 참여, 장내 아나운서로 마이크를 잡고 있다.
“처음 마이크를 잡았을 때는 ‘시작합니다’ ‘출전시켜 주세요’ 정도의 어색한 멘트밖에 몰랐지만 이제는 관중들의 흥미를 어떻게 유발해야 하는지 노하우를 조금 쌓았지요”
결국 소싸움도 흥행을 위해 관중들을 사로잡아야 하고 그 한가운데 감초같은 역할을 강씨가 도맡고 있는 것.
“관중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정확한 승부 예측”이라는 강씨는 “나오는 것이 많으면 불리하다”고 알듯 모를듯한 설명을 한다.
등을 보일때까지 진행되는 소싸움에서 피가 많이 나오거나, 침이 나오거나, 혀가 나오거나, 똥·오줌이 나오면 거의 전의를 상실한다는 것. 좀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뿔 각도나 체형 등으로 승부를 예측하기도 한다.
강씨는 꼼꼼한 기록으로 어떤지역의 어떤 소가 어떤 공격형인지를 미리 꿰고 들어가 경기진행의 ‘양념’을 적재적소에 섞어 관중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고.
“현재 전국적으로 10곳의 지역협회에서 1300여두의 싸움소를 보유하고 있고 대회마다 600두 정도의 소가 출전한다”는 강씨는 “최근엔 고급육 생산을 위해 송아지때 거세를 하기 때문에 싸움소 육성이 쉽지만은 않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소싸움은 우리 민족이 백중이나 한가위, 정월대보름 등 농한기를 이용해 건강한 소를 키우기 위해 마을간, 부족간에 시작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강씨는 “고유 민속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치단체나 기업체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언론의 역할이 결정적이다”고 강조하기도.
소싸움의 불모지인 완주에서 세번씩이나 대회를 개최하는데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강씨는 “완주대회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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