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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안에 숨쉬는 인권·평화 살려내고 싶어"...나카츠카 아키라교수

일본의 양심...동학혁명 전적지 답사차 전주방문

“동학농민혁명은 한국근대사상 최초의 대중적 민족운동이며, 근대일본이 아시아에서 직면한 최초의 대중적 항일민족운동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지닌 역사적 사건이 현재 일본의 중학교 역사교과서에는 전혀 기록돼 있지 않습니다.”

 

‘일본의 양심’으로 불리는 나카츠카 아키라 나라여자대학 명예교수(77). “일본인들에게 전쟁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일본 사회에 동학혁명을 알리기 위해 전주에 가자”고 주장해 온 그가 일본인들과 함께 동학농민혁명 전적지 답사를 위해 전주에 왔다.

 

연구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위한 대중적 프로그램은 이번이 처음. 동경의 후지국제여행사와 나카츠카 교수, 박맹수 원광대 교수가 협력해 개발한 프로그램에 일본 각지에서 25명이 참가했다.

 

“항일민족운동을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현재 한국인들의 역사인식을 배우자는 게 가장 큰 취지입니다.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고이즈미 정권보다 한일관계는 더 악화될 염려가 있지만, 이런 답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이 밑에서부터 교류하다 보면 역사인식의 차이도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9일 답사단과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이영호)와의 교류를 주선한 나카츠카 교수는 “알고보니 답사단 대부분이 일본 사회 각지에서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라며 “이번에는 내가 답사의 선두에 섰지만, 다음에는 이들이 새로운 그룹을 만들어 동학혁명 전적지를 찾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도 동학혁명을 민족주의란 폐쇄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으로 민중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했던 것을 부각시켜 현대적인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것보다는 국가를 넘어 동북아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해야 합니다.”

 

동학혁명에 대한 한국인들의 일부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나카츠카 교수는 “동학 안에서 무엇보다 인권과 평화의 의미를 살려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1960년대부터 청일전쟁 연구를 계기로 근대 한일관계사 연구에 천착해 온 나카츠카 교수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에 대해 철저하게 그 책임을 추궁해 온 양심적인 역사학자다. 2001년 5월 전주에서 열린 ‘동학농민혁명 국제학술대회’에서 한·중·일 3개국 학자를 대표해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16일 서울에 도착한 답사단은 17일 전남 목포와 18일 진도의 동학혁명 전적지를 돌아보고 19일 전주에 도착했다. 20일 ‘만석보 유지비’를 시작으로 21일까지 고창 공음면 구암리의 ‘무장 기포지’, 정읍 고부 신중리의 ‘사발통문모의탑’ 및 ‘무명농민군위령탑’, 황토현의 ‘전승기념탑’ 및 동학농민혁명기념관 등을 답사한다.

 

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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