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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시대 무거웠던 역사 돌아보기...

송길한 시나리오 선집 출간...80년 시대사 읽는 자료

‘짝코’ ‘길소뜸’ ‘반란’ ‘만다라’ ‘비구니’ ‘씨받이’ ‘아메리카 아메리카’ '티켓' '안개마을' 등. 1980년 화제작들에는 한결같이 ‘송길한’이라는 이름이 새겨있다. 시대와 역사, 인물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시나리오작가 송길한. 한국영화사에 큰 획을 긋는 작가로 꼽히는 그가 시나리오선집을 출간했다. 「송길한 시나리오선집」(커뮤니케이션북스).

 

「비구니」에 이은 그의 두번째 시나리오 선집에는 1980년대의 작품들이 수록됐다. 한국사 격변기에 쓰여진 작품을 통해 그 당시 사회상을 돌아보기 위해서다.

 

송씨는 “이 책이 '시나리오로 영화읽기'의 재미만이 아니라 제작 당시의 사회적 배경을 통해 동 시대사를 읽는 자료적 흥미를 독자들에게 안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가 넘쳐나는 시대여서인지 영화가 가벼워진다”며 후배들에게 “좀 더 깊게 고민하고 작업하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나리오 선집에는 검열이전의 원본이 실렸다. 손상된 시나리오를 복원해낸 것이다. 또 ‘반란’과 ‘아메리카 아메리카’ 두 편을 제외하고는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을 통해 제작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세 사람은 당시 의기투합해 치열하게 작품을 만들었다고 전해줬다. 작품들은 분단에 얽힌 상흔, 깨달음, 몸과 욕망이 불러오는 여러 상황들을 조명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는 영화평론가 변재란과의 대담을 통해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삶과 작품 세계, 작가로서의 열정 등을 이야기했다.

 

임권택 감독은 송씨에 대해 “그는 허구를 꾸미는 작가가 아니고 삶 안에서 있을 법한 것을 발견하여 발효내 내는 작가다. 어떤 소재를 여화화하더라도 직간적접으로 체험했던 체험의 세계를 잘 발효시켜서 영화가 가고자하는 방향으로 소화해낸 작가다. 나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송길한 작가가 바로 그런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다"고 밝혔다. 김홍준 감독은 “이 시나리오들로부터 만들어진 영화들은 내게는 한국영화가 살아 있다는 '증거'였고, 한국영화에도 미래가 있으리라는 '희망'이었으며, 그럼으로써 나를 한국영화 '판'으로 끌어 들인 '유혹'이었다"고 말했다.

 

송씨는 앞으로도 시나리오 선집을 계속 엮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나리오부문에 ‘흑조’로 당선된 이후 그동안 그가 써온 작품이 90여편을 웃도니 책이 여러권 엮어질 게 틀림없다.

 

현재 전주국제영화제 고문을 맡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 영상작가전문교육원에서 시나리오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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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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