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을 작품 만들고 싶다"
올해 나이 마흔여덟. 마흔 셋에 늦장가를 갔으니, 아직 신혼이다. 연극판에서 월급이라고 해야 뻔한 것.
‘2006전북예술상’ 공로상에 이어 ‘제23회 전북연극상’ 대상을 수상한 이술원 무대감독(전주시립극단)은 “아내에게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며 수상소식에 아내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갑자기 상을 받게되는 것 같아서 얼떨떨합니다. 기분요? 기분이야 좋죠.”
무대 뒤에서만 20여년. 그는 ‘갑자기’라고 했지만 오래 전부터 무대 뒤를 지켜온 그에게는 오히려 늦은 상이다.
서울에서 처음 연극을 시작했던 97년만 해도 연출과 배우만 있던 시절. 그 역시 연출이 하고 싶어 연극판에 뛰어들었고, 한때는 영화판에서 조감독을 했었다.
“말 그대로 ‘하다보니까’ 여기까지 왔죠. 젊어서 연출을 하겠다고 봉동에서 서울까지 올라갔는데, 기술분야에서도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딱 한 번, 무대에 서봤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95년 다시 전주에 내려오면서 부터는 서울에서 제작해 오는 세트 비용을 아끼자는 욕심에 본격적으로 무대감독으로 나섰다.
“사람들은 무대 위쪽에만 관심이 많죠. 그래서 무대감독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습과정에서부터 참여해 조명과 음향, 의상, 무대세트 등을 연출과 함께 의논하며 준비하죠.”
그는 “막상 공연이 올라가면 연출보다는 무대감독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웃었다.
그의 손을 거친 작품은 100여편. 근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베니스의 상인’과 ‘트로이의 여인들’이다. 대작이었던 만큼 손이 많이 갔기 때문이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기술분야의 전문화에 힘을 보태고 후배들을 많이 길러내는 것. 이감독은 기억에 남을만한 작품 하나를 연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꿈이 계속되고 있었다.
‘제23회 전북연극상’ 시상식은 30일 오후 2시 전주창작소극장. 올해 ‘전북연기상’은 안동철(극단 황토) 이병옥(전주시립극단) 배건재(창작극회) 문광수(극단 둥지) 김종록(극단 명태) 주서영씨(문화영토 판)가 받게 됐다. 공로상에는 양문성(창작극회 조명감독) 천상묵씨(호남한의원장)가, 스탭에게 주는 특별상에는 김철호(극단 명태 작곡) 공동규씨(창작극회 안무)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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