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 '한쪽 구석에'...타지역 비해 경쟁력 떨어져
설 명절을 앞두고 대형유통마트와 할인마트에는 제수용품 등을 사려는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대형 마트들이 내놓은 물품의 상당수는 도내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다. 경쟁력 있는 지역 농산물이 있어도 대형 유통업체들이 외면하기 때문에 지역의 농민들은 오히려 대형 유통업체로 인해 판로가 막히고 있는 실정. 대형마트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 경, 전주시 서신동 이마트 1층 매장에는 곶감이 여러 종류 진열돼 있다. 생산지를 보니 영동과 함안, 상주 등이다. 우리고장의 것은 없나 잘 살펴보니 한쪽 구석에 고산 곶감이 보인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곶감은 4~5만원, 또는 10만원에 가까운 것인데 비해 고산 곶감은 1만원도 채 안되는 것이다. 겉으로 비교해도 다른 지역 것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역 특산품의 이미지를 잔뜩 구기고 있다. 도대체 이런 상품을 왜 진열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과일 코너로 발길을 옮긴다. 사과와 배 등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지만 ‘장수사과’나 ‘전주배’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모닝 팜’ ‘친환경 자연주의’라는 자체 브랜드 이름아래 생산지는 모두 ‘국내산’이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산물을 팔아주고 싶어도 생산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버섯이나 토마토, 고구마 등의 농산물도 ‘국내산’만 있을 뿐 우리 지역의 이름은 없다.
돼지고기와 쇠고기 판매대의 경우에도 우리 지역의 것은 장수 녹차먹인 돼지 뿐이다.
주류코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종류의 술이 진열돼 있으나 머루주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무주의 생산품은 하나도 없고 이름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상품만 나와 있다. 복분자도 모두 7~8 종류가 전시돼 있으나 우리 고장 제품은 선운산과 내장산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에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지역 농산물 판매비율은 모두 상대적인 것”이라며 “우리도 김제의 새만금쌀, 남원의 방울토마토 등을 매입해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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