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을 1년 앞두고 사실상 공직을 떠나는 '공무원 공로연수제' 가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폐단만 노출시키고 있어 폐지해야 마땅하다.
공로연수제는 정년을 앞둔 공무원들이 퇴직후 사회진출에 대비, 적응 준비를 하고 후배들에게는 승진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 그 취지다.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진출과 관련한 제도적 장치가 연계되지 않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정년이 남아 있는 데도 퇴출당해 일거리 없이 노는 신세로 전락하는 바람에 '현대판 고려장'이란 비판까지 듣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공로연수중인 공무원은 모두 101명에 이른다. 정년퇴직을 6개월 내지 1년 남기고 집에 돌아가 쉬면서 월급받는 사람들이다. 신분은 지방공무원이면서 일은 하지 않는 ‘공무원’(空務員)이다. 일을 하지 않아도 이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는 30억7900만원이나 된다. 자치단체마다 1인당 500여만원씩 들여 부부동반 해외연수까지 지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따지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일하지 않아도 월급 주고, 공로연수 기간중에 부부해외여행 비용까지 자치단체가 지원해 주는 판이니 이 얼마나 생산성 없는 제도인가.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총액인건비제가 도입되면서 공로연수제가 자치단체의 골치 아픈 장애물이 돼 있다. 공로연수자들이 ‘정원 티오’를 먹고 있어 신규 공무원 채용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의 경우 하반기 퇴직자가 40명에 이르지만 이미 총액인건비 기준을 33억원이나 초과해 신규채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로연수제는 고액 인건비를 주면서도 일손을 놀리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족한 일손을 메우지도 못하는 천덕꾸러기 제도가 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사회적응이라는 본래 취지는 뒷전에 밀리고 오로지 공무원 인사숨통 트기라는 단물 때문에 관행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문제다. 그러다 보니 강제적인 불명예 퇴출 장치로 악용되는 등 폐단이 많다.
정년을 사실상 단축시키고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강압적으로 떨쳐나오는 데 대한 불명예 때문에 대상자들도 모두 반대하고 있다. 이럴진대 제도를 계속 시행할 까닭이 없다. 공로연수제는 고급인력 사장, 예산낭비, 신규 채용 장애 등 부정적 측면이 많아 폐지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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