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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참여정부 누명

전두환 군사정권 이후 지난 20여년간 진행된 역대 정부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있다. 노태우 정부는 6.29 선언과 대통령직선제 실현, 김영삼 정부는 군부숙정과 금융실명제 시행, 김대중 정부는 남북정상회담과 햇빛정책의 상징으로 각각 자리매김돼 있다.

 

참여정부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10개월 후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참여정부가 추구했던 여러 '가치'와 성과에 대한 조명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청와대 주장처럼 돈 선거를 없애고 권력문화를 바꾼 것은 결코 과소 평가될 수 없다. 대통령과 검사가 맞장을 뜨고,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한 것도 참여정부에서나 가능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탈(脫) 권위, 기득권을 깔아뭉개는 시발이었다. 정치공작도 사라졌다.

 

이런 점에 비중을 둔다면 노무현 정부는 정치· 권력문화를 바꾼 정부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와함께 한미FTA, 국민소득과 수출· 외환보유고· 주가지수 배증, 무역흑자 지속 등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전자업무를 통한 공개행정 정착과 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정도 많은 점수를 주어야 할 부문이다.

 

그런데도 참여정부는 인기가 없다. 성과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왜 그런가. 참여정부의 인물들은 그 이유를 참여정부에 적대적인 언론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일부 언론 때문에 참여정부가 오도되고 누명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강아지가 깽깽거려도 노무현 탓, 공을 차다 잘못 들어가도 노무현 탓, 넘어지고 자빠져도 참여정부 탓이다. 강아지를 강아지라 하고 새끼 개라 해도 좋다. 그런데 그걸 개새끼라고 표현하면서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우긴다. 그렇게 4년을 지내왔다”

 

이병완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최근 발족된 ‘참여정부 평가포럼’에서 한 말이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이 포럼을 통해 참여정부의 공정한 평가를 위해 전면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헌데 이 포럼의 자문위원과 운영위원, 집행위원이 모두 참여정부의 장관과 청와대 수석, 노사모 인물들이다. 자화자찬이라면 모르되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 그런 인적 구성으로선 참여정부의 누명이 벗겨질 수 없다. 강아지가 깽갱거려도 왜 노무현 탓으로 돌리는지 보다 근원적인 이유를 성찰하는 게 먼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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