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모 기자(완주주재)
한·미 FTA가 발효되면 가장 큰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몇몇 분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농민들 특히 축산농가들이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더욱이 최근들어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하는 자료가 제시되면서 축산농가들의 한숨은 더욱 길어진다. 미국산 쇠고기 반입이 본격화 되었고, 이들 가격이 한우의 20%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까지 발표되었다.
온통 우울한 전망은 우시장에서 거래되는 한우 값을 끌어내리고 있고, 앞길이 칠흑같은 송아지의 경우 내림세는 더 가파르다.
한우시장이 천길 낭떠러지 앞에서 갈곳을 모르는 가운데 열린 ‘완주 전국 소싸움 대회’가 개회식을 앞두고 불미스런 사건까지 발생, 그렇잖아도 뒤숭숭한 축산농가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주고 있다.
완주민속투우협회 관계자가 완주군이 행사에 소극적이고 해마다 지원되던 보조금을 삭감했다고 항의하며 옥신각신하는 사이 격려사에 나선 임정엽 완주군수가 축분 세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폭행 사건까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사태가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군정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한데 버무려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통합의 묘를 발휘하지 못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완주군은 민선4기 들어 각종 정책 방향에서 민선3기와 상당히 다른 길을 지향해 왔고,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엇박자가 연출된게 사실이다.
내우(內憂)는 외환(外患)을 부르기 마련. 허송세월을 보내는 사이, 미국산 소떼들이 밀치기 머리치기로 몰려오면 우리네 한우들은 전투다운 전투도 못해보고 등을 보이며 달아날게 뻔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