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여’와 ‘쌓여’는 그 뜻이 다른 것임에도 흔히 혼동하여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싸여’는, ‘가운데에 들어서 둘러 쌈을 당하다.’의 뜻인 ‘싸이다.’의 연
결형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책이 책보에 싸여 있다.’, ‘꽃잎에
싸여 있는 꽃술.’, ‘오이가 김밥에 싸여 있다.’ 와 같이 ‘싸여’라고 해야바른 말이 된다.
‘싸이다’는 피동(被動)을 나타내고 이에 대해 능동(能動)을 나타내는
말은 ‘싸다’이다. 따라서 ‘싸다’. ‘싸이다’는 ‘ㅎ’받침이 붙지 않는 말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둘러-싸다/에워-싸다/둘러-싸이다/에워-싸이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었다.’, ‘배우가 관객에 에워싸
였어요.’ 이렇게 쓰인다.
‘싸이다’에 대해 ‘겹겹이 포개어지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쌓이다’
이다. 이 말은 능동(能動) ‘쌓다’에 대해 피동(被動)을 나타내는 말이다.
‘에베레스트 산에 쌓인 눈은 백년설이다.’, ‘그는 일이 쌓일수록 신나하는 사람이다.’, ‘근심 걱정이 쌓여 눈물로 세월을 보낸다.’, ‘기능공은 기술이 쌓여 실수가 없다.’
위의 보기에는 ‘눈/일/근심/기술’ 등이 ‘누적되어’의 뜻으로 ‘쌓이다’가 쓰인 것이다.
따라서 ‘쌓이-’가 바른 말이 된다.
이 때 ‘ㅎ’발음은 흔히 약화되어 발음되나, ‘ㅎ’이 탈락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싸이다’의 활용형과는 엄연히 구별되는 것이니 혼동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정리하자면 ‘싸여’는 ‘피포(被包)’. ‘쌓여’는 ‘피적(被積)’으로 구별되는
말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