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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참된 사랑

엄장옥(고산중학교 교감)

눈보라치는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면 땅속의 씨앗은 자기의 몸으로 무거운 흙을 떠밀고 올라온다. 사랑은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울까? 이것은 큰 도전이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어렸을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우리들 대부분은 사랑을 경험한 적이 드물다. 우리가 경험한 것은 대개 보상에 불과하다. 어렸을 때,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공부를 잘하고 손을 자주 씻고 심부름 잘하면 사랑 받을 것이라고 배웠다. 그것이 조건적인 가짜 사랑이란 것을 알지 못한 채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왔다. 사랑은 배우거나 보고 느낌에서 찾을 수 있다. 라이프 紙에 「아름다운 참 사랑의 모습」이라는 제목으로 늙은 부부 사진이 실린 적이 있었다.

 

그 내용은 서로 웃고, 그윽한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음식을 시켜놓고 그 사이에 비스켓을 주문하고, 할머니는 커피를 주문하고 서로 웃고 소근 소근 이야기 하며 서로 나누어 먹다가 할아버지가 자기 틀니를 닦아 할머니에게 주고 서로 비스켓을 바꿔먹었다 한다. 이때 할아버지는 커피를 마시고 할머니는 딱딱한 비스켓을 먹고 틀니를 바꿔가면서 먹는 이 모습을 본 기자가 가슴이 뭉클하여 노인들의 사진을 찍어 라이프지에 아름다운 참사랑의 모습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한다. 우리는 먹다만 껌을 먹으라고 한다면 입속에 들어 간 것을 더럽게 어떻게 먹느냐 하고 펄펄 뛸 것이다.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위해 기도하고 남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남의 칭찬을 자주해 주고, 그 사람을 위해 열심히 보살펴주고 또 그 일을 보람으로 생각한다. 만약 하루에 5만원을 보수로 받는 일이라면 적어도 7~10만원 가치의 일을 해주는 사람이 사랑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소개로 만났든 서로 좋아서 만났던 결혼하기 전까지는 하늘의 별을 따다 드릴까요. 달을 따다 드릴까요. 말했던 사랑의 달콤한 장미 빛 같은 사랑이야기 하던 청년 시절, 하면 뭐든지 자신 있어 하고, 더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았을 걸 속으로 푸념하던 중년 시절도 지나고, 지금은 당신을 제일 사랑한다는 강한 의지의 그 말. 이 사랑은 별질 될 수 없는 사랑의 표현이다.

 

10대는 성냥불 같은 사랑, 20대는 장작불 사랑, 30대는 모닥불 사랑, 40대는 연탄불 사랑, 50대는 화로불사랑, 60대는 반딧불 사랑이란 말이 있다. 불에 비교 했던 사랑이야기 이지만, 질투도, 부정도 시기, 자랑, 사욕, 욕망도 없는 사랑만이 존재하는 부부의 사랑 또는 가정의 사랑이 사랑을 만들어 가는 것이 참된 사랑이라 생각한다.

 

/엄장옥(고산중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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