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 자유롭고 식사도 제때...여럿이 투숙 부모 걱정 덜어
뜨거운 김이 나는 밥 한 숟가락에도 시골집 엄마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하숙집이다.
하지만, 이미 원룸과 오피스텔이 점령해 버린 대학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하숙집 풍경이 그립다.
“시골에서 살면서 큰 애를 전주에 있는 고등학교에 보내게 됐어요. 친척집에 맡겼지만 그래도 마음이 쓰여서 아예 상경을 했죠. 그러다 보니 우리 아이와 같이 타지에서 온 아이들을 위해 하숙을 시작하게 됐어요.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전북대학교 앞에서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순자씨(53). 벌써 11년째다.
하숙집을 주로 이용하는 이들은 학생이나 타 지역에서 온 직장인들. 기숙사 생활은 밥과 잠자리는 해결되지만, 때로는 룸메이트로 인해 개인생활이 제약을 받기 때문에 개인적 성향이 강한 사람에게는 불편하다. ‘12시 통금’도 큰 불편사항이다.
“기숙사나 원룸이나 하숙이나 모두 장단점이 있죠. 하지만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이 시기에는 시간도 자유롭고 식사가 제 때 해결되는 하숙집 생활이 제일 편한 것 같아요.”
01학번인 이상욱씨는 대학 4년 동안 기숙사, 원룸, 하숙집 생활을 모두 겪어봤다. 그러다가 하숙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하숙집 아주머니가 제일 중요해요. 개인적으로는 하숙을 하면서 사람들과 친해져서 외로움도 줄어들었고 부모님도 혼자 자취할 때보다 걱정을 덜 하시는 것 같아요.”
1년 째 하숙생활 중인 정미희씨(04학번)의 하숙 선택 노하우는 ‘하숙집 아주머니’. 정씨는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있는 아주머니를 택해야 한다”며 웃었다.
2000년대 학번을 맞고 있는 요즘 하숙집은 70∼80년대와는 집의 구조부터가 다르다. 대청마루를 가진 주택과는 거리가 멀고, 아파트식이나 원룸식 시설을 가진 곳이 많다. 학생들이 개인생활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룸처럼 보증금이 따로 필요없는 데다 시설이 편리해 지고 학생들이 제일 귀찮아하는 식사가 해결되면서 하숙집의 인기는 유지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 성격이 분위기를 좌우하죠. 아무래도 공동생활이다 보니까 예의를 지키면서 공부 열심히 하는 하숙생이 제일 예뻐요.”
해마다 3월 초면 입방식이 있다. 박씨는 하숙생들끼리 친해지는 입방식을 보면 한 해 하숙집 분위기가 가늠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 특산품도 많이 받아 봤어요. 속초에 사는 하숙생 엄마는 오징어랑 황태, 제주도에서는 귤 상자도 보내 줘서 잘 나눠 먹었죠. 학교 졸업하고 가족이랑 같이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구요.”
박씨는 “하숙을 하며 얻은 가장 소중한 선물은 사람 사는 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