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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름철 수산물 안전하게 먹으려면 - 이준용

이준용(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해마다 여름철이면 수산관련업계와 횟집들이 울상이다. 비브리오 패혈증 때문이다. 지난 2000년 8월 치사율이 높다는 이유로 비브리오 패혈증을 제3군 전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여름에는 생선회를 먹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조금만 신경써서 위생처리하면 문제되지 않으나 국민들이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공포감을 갖게 되면서 수산업계와 전국의 9만여 횟집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도 제3군 전염병 해제를 위한 법률 심의가 계류중에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비브리오 블니피쿠스(Vibrio vulnificus)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역사가 짧다. 약 20년 전부터 보고됐을뿐 그 이전에는 단순히 식중독세균으로 알려져 있었다. 어패류를 섭취한 후 24시간 이내에 발병, 발열과 오한, 피부병변, 구토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미호염성의 그람음성 간균으로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연안에서 서식하며, 겨울철에는 수온이 낮아 바다밑 개펄에서 월동하다 봄철 수온 15℃ 이상이면 어디에서나 증식하여 표층수에서 검출된다. 특히, 수온이 20℃ 이상되는 6~9월에 바닷물 표층에서 많이 검출된다. 사람은 물론이고 활어 등 살아있는 생명체는 이물질이 근육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생체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어 비브리오 패혈증 균은 주로 아가미, 피부, 비늘 등에 붙어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건강한 사람의 감염은 매우 드문 반면, 비브리오 패혈증에 따른 사망자의 90%이상이 간경화 등 간질환자, 알콜중독자, 만성 신부전, 백혈병 등의 환자로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가 대부분이다. 또한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오염된 바닷물과 접촉을 금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산에 약하기 때문에 위를 통과할 때 pH2.0 이하의 위산과 섞이면서 먹은뒤 2~3시간 동안 위에서 소화될 때에 대부분 사멸되므로 건강한 사람은 패혈증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비브리오 패혈증은 5℃ 이하에서는 균이 증식하지 못하고 아예 휴지 상태가 된다. 또한 56℃ 이상 고온에도 매우 약하며, 패혈균이 삼투압에 매우 약해 수돗물로 20초 정도만 씻어도 대부분 사멸한다고 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위생적으로 처리하는 전문횟집에서는 싱싱한 수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해수 및 활어와 함께 유입된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수조온도를 낮춰 증식을 막거나 오존처리 등 살균장치를 장착하여 1차적으로 균을 사멸시킨다. 다음으로 비브리오 패혈증 균은 5℃이하로 저온처리(일정시간 냉장고에 보관 등)하면 균이 증식하지 못하므로 2차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다. 또한 조리과정에서 칼, 도마, 행주 등의 조리기구에 의한 2차오염을 막을 수 있도록 조리기구를 철저히 소독하고 수돗물에 잘 씻는 등 위생적 조리를 해야한다. 전엽병도 아닌 것을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 해수 개펄 어패류 등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되면 국민건강 예방이라는 미명하에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를 발령한다.

 

일본은 우리처럼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를 발령하지 않는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생선회를 먹은 역사도 조선중기 이후로 비슷한 두 나라가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해 인식 차이가 나는 이유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바다나 개펄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됐다고 주의보만 발령할 것이 아니라 생선회의 위생적 조기교육 및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또한 일본처럼 비브리오 패혈증을 제3군 전염병에서 제외해 주의보 발령에 따른 국민들의 공포를 불식하고 수산물 관련산업을 보호해야 한다.

 

/이준용(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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