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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시의 미와 멋, 자치단체에 달렸다

도시 경관 디자인은 삶의 질을 강조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 도시계획의 가장 중요한 분야로 등장했다. 난개발을 퇴출시키고 도시의 미와 멋을 살리려는 움직임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경관법’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법률이다.

 

이 법은 범정부적으로 추진해 온 ‘살고싶은 도시만들기’ 등 ‘아름다운 경관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금까지 평면적, 단편적인 도시개발 정책에서 벗어나 입체적 도시관리를 위한 경관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즉 면적배분이나 고도제한 등을 중시하는 기존 도시계획과 달리 3차원 도시공간의 미적 가치를 극대화 할 수있게 했다.

 

경관법은 자치단체들이 경관 자원을 조사한 뒤 걷고 싶은 거리, 야간경관, 지역녹화 등의 경관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민간과 공공의 합의를 통해 건축물의 디자인과 색깔은 물론 역사, 문화, 자연보전 등의 내용을 담은 경관협정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법이 좀더 일찍 시행됐더라면 전주천이나 삼천변을 따라 대형 아파트들이 빽빽이 들어서 바람 길을 막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오는 11월에 경관법 시행령이 발효되지만 도내 자치단체들이 이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도내 14개 시군중 전주시와 군산시를 제외하고 나머지 12개 시군에서 경관기본계획 수립이나 경관위원회 구성 등 후속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한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울시를 비롯 대구 광주 등은 건축물은 물론 야간경관, 색채, 스카이라인 등을 새로 결정하기 위한 도시경관 마스터플랜을 수립중이다. 또 이에 앞서 서울은 부시장급 외부 전문가를 본부장으로 영입해 디자인총괄본부를 만들었고, 부산은 도시경관과를 신설하고 디자인센터를 설립했다. 경남 김해시는 이미 2000년에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하고 전문가를 영입해 도시경관 로드맵과 추진주체를 통일한 바 있다.

 

경관법은 자치단체가 중심이 되고,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이 주민주도형 협정을 통해 자기 지역을 독창적으로 차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 스스로가 자기가 사는 도시의 미관을 책임지고 만들어 가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도 도내 자치단체들은 관심이 부족해 손을 놓고 있다.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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