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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 사회 약자에 관심 기울여야" 오정화 원장

설립 30주년 맞은 한국여성연구원

요즘 대학에서 교양 과목 가운데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여성학 강좌가 올해로 서른 살을 맞았다.

 

1977년 9월 국내 대학 최초로 이화여대에 여성학 강좌를 개설 하는데 '산파' 역할을 한 것은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여성학 강좌 개설 준비 등을 위해 그해 3월 문을 연 연구원도 올해 여성학과 함께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여성연구원 오정화 원장(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은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에 여성학이 만들어진다고 하니까 여성들이 결혼을 잘 하도록 가르쳐주는 학문이 아닌가 하는 오해도 받았다고 한다(웃음)"며 시대에 따른 여성학의 변화상을 설명했다.

 

"1977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가 초기에 해당합니다. 1982년 이화여대 대학원에 여성학과가 생기면서 여성학이 하나의 학문영역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1984년에는 한국여성학회가 설립됐고요."

 

 

여성학 강좌 개설에 학생들의 역할이 두드러졌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특히 1989년에 여성학을 개설하는 학교가 급격히 늘었는데 이는 대학 여학생회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었다.

 

한국여성연구원의 활동과 연구주제도 시대에 따라 변화를 겪었다.

 

"초기에는 여성학 교재를 만드는 일을 많이 했었고 90년대에는 한국여성사자료집(총11권) 등 여성사와 관련된 연구를 꾸준히 했습니다. 저소득층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었고요."

 

오 원장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에는 북한 여성, 지구화ㆍ세계화와 여성의 관계 등이 주요 연구주제였다"며 "2005년 말부터는 아시아 여성의 탈식민지 경험 등 아시아 여성 문제를 많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아시아 여성학자들과 연계해 여성학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도 앞장을 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아시아 8개국에서 여성학 교과서를 영문으로 출판하기도 했다.

 

"한국의 여성학, 특히 이화여대의 여성학은 아시아 여러 나라들 사이에서 리더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연구원은 한국여성학회와 함께 중국, 홍콩, 인도, 일본, 필리핀, 대만 등 아시아 11개국이 참가하는 아시아여성학회의 출범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 원장은 앞으로 여성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갈등, 대립이 아닌 공존과 상생의 학문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학은 사회와 많은 영향을 주고 받는 학문입니다. 몇십 년 사이에 여성의 지위나 여성이 직면하는 문제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여성학의 과제입니다."

 

그는 또 "좋은 직장을 다니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여성과 빈민 계층의 한부모 여성의 문제는 엄연히 다르다"면서 "다층적 차원에서 여성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1-2일에는 한국여성연구원의 설립 3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열린다. '지구지역 시대 지식생산과 여성연구의 도전'을 주제로 한국, 중국, 일본, 영국 등 각국의 여성학자들과 현장 활동가들이 모여 주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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