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3-18 02:58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교육 chevron_right 교육일반
일반기사

[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쪼다’라는 말의 정체

“그 친구 생각보다 쪼다더군.” “그 남자 약간만 쪼다인줄 알았더니 많이 쪼다더라 얘.”

 

‘쪼다’-이 말의 뜻은 무엇인가?

 

사전에는 ‘덜떨어진 사람, 제 구실을 못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속된 말로 풀이되어 있다.

 

대인풍(大人風)이 아닌 소인풍(小人風), 대하면 시원한 바람줄기는 나오지 않고 갑갑한 느낌만 드는 사람, 뭔가 소심하고 째째하고…… 좁쌀로 뒤웅박을 팔 만큼 손바닥이 작다 못해 보일락말락한 사람……대충 이런 사람인 것 같다.

 

비슷한 말만 해도, 꼼꼼하고 옹졸한 사람을 가리키는 ‘고림보’가 있고, 속이 좁고 너그럽지 못한 ‘딸보’, 소견이 좁고 오그라든 ‘옹춘마니’가 있는가 하면, 아주 못난 사람을 가리키는 ‘득보기’, 변변찮은 사람을 가리키는 ‘졸때기’는 물론 덜된 사람을 가리키는 ‘바사기’등 좋은 말도 쌔고쌘 마당에 하필 ‘쪼다’란 말일까 궁금해 진다.

 

어감이 좋아서도 아닌 것 같고, 뭔가 애교가 자르르한 귀여운 말은 더욱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바보, 밥통, 먹통, 숙맥, 천치, 병신 같은 원색어의 통용 단계를 거친 뒤, 아주 분수도 모르는 ‘제웅’, 둔한 ‘어리보기’, 사리를 분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숭무레기’, 사람이나 물건 중 찌꺼기를 가리키는 ‘째마리’ 등 중간색어(中間色語)의 근대(近代) 단계를 넘은 최신예 현대 감각어란 말인가?

 

일본말 쪽에 야구의 2루타 이상 장타(長打)와 뱀같이 긴 것 즉 장사(長蛇)를 가리키는 ‘쪼오다’란 말이 있지만 거리가 멀고, 우리말 ‘그 정도면 알아볼 조다’의 ‘조다’를 세게 발음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설도 있으나 역시 ‘쪼다’의 뜻엔 거리가 멀다. 그리고 영어나 중국어에도 ‘쪼다’와 관계지을만한 말은 없단다.

 

출처 불명의 도깨비 같은 말떼 중 그 으뜸이 바로 ‘쪼다’라는 말이 아닌가 싶지만 들으면 확 기분이 구겨지는 말임은 분명하니 사용에 신중을 기할 일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