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춘성(남원시 부시장)
「물은 답을 알고 있다」책의 저자 에모토 마사루는 말한다. “인간의 몸은 70%가 물이다.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우리 몸속의 물을 깨끗하게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사람의 병을 치유하고 한약의 효험을 높이는데 사용되는 물을 3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요즘에는 어디에서도 깨끗한 자연수를 확보하여 생활용수로 이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구나 현대사회에서 환경오염 등에 의해 계곡수, 지하수, 샘물 등을 그대로 식수로 마실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눈에 보이는 깨끗한 물과 사람이 먹기에 좋은 수질의 물은 큰 차이가 있으며, 수질이 인간의 생존과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이런 연유로 생수와 정수기 시장규모는 이미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에 이르며, 심지어 프랑스 에비앙 생수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자치단체도 상수도 위탁 등을 통해 시민에게 양질의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필자는 상수도 위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당연히 해야 할 필수사업인데도 반대의 목소리를 들으면 참 이해하기 어렵다. 위탁의 초점은 수질개선과 원가절감이다. 그럼에도 공공 위탁에 대해 논쟁하는 것은 물에 대한 소중함과 그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우리는 사람의 몸에 좋은 수질의 물을 아무데서나, 사회적 노력 없이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정읍시와 논산시를 비롯한 10여개 지자체는 3~4년전에 위탁관리를 시작했다. 수도요금을 올리지 않고도 예산을 수십억씩 절감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40여 지자체가 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남원시 상수도 여건은 이렇다. 30년이 넘는 월락 정수장은 아직 고도처리시설이 미비하며, 20년이 지난 비위생적인 노후 급수관이 131km나 된다. 미급수지역인 농촌마을이 무려 187개나 된다. 여기에 대략 753억원 이상이 투자되어야 하며,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재원이 없고 전문인력과 기술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해결방안으로 남원시는 물 전문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에 위탁해 기술과 경험, 자본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시는 시설소유권과 요금결정권을 갖고 지도감독권을 행사하게 되며, 수공에 운영관리권만을 위탁하고 그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다.
위탁시 이점은 양질의 수돗물 공급은 물론이며 생산원가를 톤당 64원씩 줄일 수 있다. 노후 관망체계의 현대화로 유수율을 80%로 향상시킴으로써매년 10억원의 이익을 창출하게 된다.
이처럼 눈 앞에 훤히 보이는 이익을 포기하라는 위탁반대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소수의 강력한 반대 소리로 인해 다수의 침묵하는 찬성 의지가 위축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상수도 운영효율화를 통해 수질개선책과 이익창출 방안을 강구할 때다.
20여년 전 금호그룹의 골프장 건립을 반대하여 무산되었고, 전자회사를 문 닫게 한 사례가 있다. 매우 안타까운 일로 기억된다. 지금 해야만 할 일을 포기해 지역발전의 기회를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깨끗하고 몸에 좋은 물을 항상 마실 수 있다면 그것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축복이다. 그래서 상수도 위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필연인 것이다.
/강춘성(남원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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