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용어 ‘어택시어’는 보행 실조(步行失調)를 가리킨다.
‘역사의 어택시어’ - 그것이 우리의 근세사(近世史)였다. 역사의 걸음걸음 그 발목이 허구한 날 하고많은 난국(難局)에 걸려 넘어지고 부대껴 피를 흘려왔으니까.
그 때마다 국가 지도자들은 외쳤다.
“우리가 처한 이 심각한 난국을 타개하고……”
“오늘의 난국을 오히려 발전의 전기(轉機)로 삼기 위해서는……”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빈번히 쓰이는 ‘난국’이란 말의 뜻은 무엇인가.
‘난국’이란 말의 뜻은, ‘어려운 판국’ 또는 ‘어려운 국면(局面)’이다. 여기서 말하는 국면은 두 말할 것도 없이 ‘국소(局所)’다. 즉 하나의 부분을 뜻한다. 어느 회사의 생산국(生産局)은 생산 부분이고, 영업국(營業局)은 영업 부분이며 관리국(管理局)은 관리 부분이다.
따라서 난국(難局)이란 ‘제한된 한 부분의 어려움’, ‘국한된 한 부분의 어려움’을 뜻한다.
막연한 어려운 상황 보다는 부분적 상황의 어려움이다.
일본말에도 ‘난꼬꾸(難局)’라는 말이 있다.
그들 역시 이 말을 ‘처지가 어려운 케이스(경우)’, ‘하나의 어려운 경우’를 가리킨다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니까, ‘난국’이라는 말 앞에는 반드시 한정 수식어가 붙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제적 난국’, ‘입시의 난국’, ‘수출의 난국’처럼. 그런데도 ‘오늘의 난국’이라니?
‘오늘의 난국’이라면 도대체 어느 국면, 어떤 경우의 난국을 말함인지 모호하지 않은가.
한 때는 ‘총체적 난국’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국민을 협박한 독재자가 판치던 역사의 길목도 있었지만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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