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휘정 기자(문화부)
62 대 54. 선거 끝, 희비가 교차한다.
이긴 쪽은 주먹을 치켜들고 환호성을 질렀지만, 진 쪽은 씁쓸한 표정으로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지난 18일, 1년 전부터 심심치 않게 입줄에 오르내리던 전북예총 제21대 회장 선거가 선기현 회장의 승리로 끝이 났다. ‘누가 이길까’에 쏠려있던 관심은 이제 ‘공약이 얼마나 잘 지켜질까’로 옮겨졌다.
‘소통·변화·화합의 기수’라고 나선 선기현 회장은 ‘전북문화예술비전을 위한 파랑새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을 공개하겠다는, 집행부가 마음만 먹으면 실행할 수 있는 공약에서부터 전북도 문화예술 예산 6%로 인상, 중앙에 전북문화사업소 설치, 국제교류를 통한 글로벌화, 예비문화예술인들의 해외연수 등 예산을 확보했을 때만 가능한 사업들도 대거 포함됐다. 하나같이 실행되기만 하면 좋을 공약들에, 전북예총의 변화를 바라던 회원들은 아낌없이 표를 던졌다.
이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북문화예술위원회 설립, 문예진흥기금 200억원으로 확대, 기금지원사업 예산 28억원으로 확대 등 예술인들의 마음을 정확히 공략한 정책들은 지역 문화예술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열린 한 포럼에서는 도지사가 내건 공약들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공약이 현실이 되길 바라는 문화예술인들에게 돌아온 답변은 기다려 달라는 것. 표를 주었던 문화예술인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2명이 뛰어든 막상막하의 선거전에서 한 후보를 견제하는 세력이 표심의 절반 정도였다면, 선거 후에는 두배로 늘어날 것이다. 도내 예술인들은 이제 신임 회장의 추진 사업들에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예술인이 예술인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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