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농촌에서도 거의 사라졌지만, 우리 조상들이 일상생활용품으로 쓰던 순우리말로 된 그릇만도 10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광주리, 냄비, 대야, 대접, 바가지, 시루, 접시, 항아리 따위는 요즘도 사용하고 있어 다 아는 것들이지만, 그 중에는 아리송한 것들이 쌨고 쌨다.
놋쇠로 만든 국그릇인 '갱지미'를 비롯, 누룩이나 메주를 디뎌 만드는 나무틀인 '고지'가 있는가 하면, 놋쇠나 구리쇠로 만든 작은 솥인 '노구솥'은 줄여서 '노구'라고도 한다.
그리고 아가리가 좁고 바닥이 넓은 작은 바구니를 '다래끼'라 하고, 단단한 흙이나 흑연으로 오목하게 만든 쇠를 녹이는 그릇은 '도가니'라 하며, 나무로 만든 식기는 '두가리'라 한다.
약을 갈아서 가루로 만드는 데 쓰는 그릇을 '막자사발'이라 하는 것은 다들 알 것이요, 짚으로 촘촘히 결어서 만든 곡식을 담는 그릇은 '멱서리'지만 줄여서 '멱'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음식을 담는 조그마한 사기그릇은 '바라기'요, 놋쇠로 만든 여자용 밥그릇은 '바리'이며, 밥, 떡국, 국수 들을 담는 큰 놋그릇은 '밥소라'이며, 김치, 깍두기 같은 반찬을 담는 작은 사발은 '보시기'라 한다.
그리고 사기로 만든 큰 대접이 '왕기'요, 쌀 따위를 씻어 일 때 쓰는 함지박의 하나로 안턱을 고랑이 지게 여러 줄로 돌려 판 것을 '이남박'이라 하고, 둥글넓적하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것은 '자배기'이며, 간장, 고추장 따위를 담는 작은 그릇은 '종지'이다. '깍정이'는 '종지'의 방언이다.
그리고 위가 약간 벌어지고 뚜껑이 있는 놋쇠로 만든 밥그릇을 '놋주발'이라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이다. 그냥 '주발'이 맞다.
'주발(周鉢)'은 '종발(鐘鉢)', '중발(中鉢)' '사발(沙鉢)', '합사발(盒沙鉢)'과 같은 한자말이다. 놋대야, 놋대접, 놋숟가락, 놋요강, 놋접시, 놋젓가락 등이 따로 사전에 올라 있는 것은 이것들이 놋쇠 말고 다른 재질로 된 것도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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