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쇠고기 협상타결 이후 한우농가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사육기반 자체가 붕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가뜩이나 사료값 폭등과 소값 하락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판에 미국산 쇠고기까지 전면 수입 개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자 전국 송아지 가격이 1개월 전에 비해 4-6%, 1년 전에 비해 15-18% 하락했다. 이로 인해 사육규모가 전국에서 두번째로 큰 정읍지역의 경우 한우농가들이 한우 사육 자체를 포기하려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축산농가에 준 선물치고는 너무 큰 충격이다. 물론 이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다른 분야에서 이 보다 더 큰 과실을 따올 수 있다는 계산에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참여정부 이래 6개월을 끌어 오며 지키려던 것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야당의 표현대로라면 "우리의 생명권과 검역주권을 다 내준 것"으로 청문회 감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사태가 미리 예견된 일인데도 그에 대한 준비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으로 문을 다 열어준 후에야 당정이 만나 피해대책을 논의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정부가 21일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도 축산농가 입장에서 보면 "다 예전부터 나온 얘기"에 불과하다.
우선 그동안 축산업계가 꾸준히 요구해 온 도축세 폐지는 빠졌고 브루셀라병 살처분 보상액을 60%에서 80%로 상향했으나 이는 생색낼만한 것이 아니다. 또 한우가 제값을 받고 품질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 단속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소 한 마리당 10-20만원의 품질고급화 장려금을 주고, 축사시설 현대화 지원이나 사료비 절감을 위해 청보리 재배면적을 늘리는 것도 일부 도움은 될지라도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
한우농가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한우의 고품질이 최대의 해법이 아닐까 싶다. 정부는 사료구매자금 지원규모 확대 등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소비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수입 쇠고기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분야가 양돈농가인데 이에 대한 대책도 빠졌다.
정부는 한우는 물론 양돈, 오리, 닭 등 축산농가 전반에 관한 진흥책을 새롭게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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