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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전주시 완산동 '우리동네 훈장' 어르신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돌보기·쓰레기 줍기·꽃밭 가꾸기 적극

전주시 완산동 주기환·박재훈·노석근 훈장(사진 좌로부터)이 환하게 웃고 있다. (desk@jjan.kr)

"우리마을을 가꾸는 일인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마을이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현역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가꾸기 사업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시 완산동 주민센터가 지난해 11월 지역내에서 덕망과 신망을 받고 있는 어른신들을 추천받아 운영하고 있는 '우리동네 훈장'.

 

조선시대의 근엄한 훈장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청소년 선도 및 독거노인·소년소녀가장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 돌봐주기 등 마을공동체 가꾸기가 이들의 주된 역할이다.

 

이들은 매일처럼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쓰레기 줍기와 청소, 꽃밭 가꾸기 등의 마을내 궂은 일을 직접 처리하는 등 솔선수범을 통해 주민들의 의식을 조금씩 바꿔나가는데 자신의 힘을 아끼지 않고 있다.

 

'주민센터의 훈장위촉 제의를 기쁜 마음으로 승락했다'는 박재훈옹(70)은 "예전과 같은 훈장은 아니지만 내가 사는 동네를 깨끗하게 만드는데 힘을 보탤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우리마을이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매우 흡족하다"고 말했다.

 

퇴직공무원 및 환경단체 회원 등 15명으로 구성된 훈장제도의 기본 취지는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를 빌려 상부상조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보자는 것.

 

이 제도를 첫 기획한 김영찬 완산동장은 "완산동에는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사시는 분들이 많은 지역으로, 도심속에서 찾아보기 힘든 옛 시골인심이 아직도 살아있다"고 들고 "주민들 화합은 물론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훈장제도를 도입했는데, 그 성과는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노석근 훈장(62)은 "쓰레기를 불법으로 버리는 주민들에게 '양심을 버리지 말라'고 충고도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라면서 "그래서 내가 먼저 쓰레기를 줍고 다닌다"며 현 세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훈장이라는 명칭이 어색했다'는 그는 "인상을 찌푸리지 않기 위해서는 가만히 있으면 되지만, 우리동네를 좀 더 좋게 만들자는데 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 나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어떤 자리이든지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고 밝히면서 "누가 우리동네를 지키고 가꿔주기를 바라기 보다는 우리 스스로가 나서 우리동네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힘이 닿는데까지 마을을 위해 활동을 벌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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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kimj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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