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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현실 외면 말아야"

개봉 앞둔 영화 '크로싱' 주연 차인표

"물에 빠진 사람을 가리키며 살리자고 소리치는사람에게 '당신 좌파냐 우파냐' 묻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요?" 영화 '크로싱'의 차인표(41)는 이 영화를 놓고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성 논란에 대해 이런 비유를 했다. 그는 10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크로싱'이 말하는 것은 탈북자들이 불쌍하니 동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굶어 죽어가고 있는 탈북자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자는 것"이라며 "이 영화가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도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그동안 탈북자들의 삶에너무 무관심했다"며 "그 곳에서 죽어가고 있는 아이들이 내 아이라고 생각해 보면 얼마나 이들에게 도움이 시급한지, 남쪽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6일 개봉하는 '크로싱'은 아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중국 국경을 넘었다가 남한까지 오게 된 북한 주민 용수(차인표)와 아버지를 찾아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몽골로 국경을 넘게 되는 아들 준이(신명철)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탈북자 수용소의 참혹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중국 국경지방을떠도는 북한 출신 꽃제비(일정한 주거도 없이 떠도는 부랑인)의 참담한 생활도 가감없이 그려내고 있다.

 

배우로는 이례적으로 탈북 루트인 몽골 국경지역의 장소 헌팅에까지 참여한 차인표는 이 영화를 위해 촬영 2달 전부터 개인교습을 받으며 함경도 사투리를 익혔고직접 탈북자들을 만나 그들의 사연을 듣는 한편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를 하기도 했다. 실제 인터뷰 도중에도 그는 탈북자들과 북송자들, 남한에 사는 새터민 등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까지 대며 탈북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설명했다. 그는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남한까지 오는 과정에서 어떤 죽을 고비를 넘겼는지,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몽골 현지 촬영에서는 탈북자들이 직접 겪었을 고생을 생각하며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처럼 촬영 도중 겪고 느낀 것을 직접 쓴 글을 영화의 홈페이지에 10여 차례에 걸쳐 연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 일기'라는 이름을 단 글에는 촬영 중의 뒷얘기와 촬영 전후 그가 만난 탈북자들의 사연, 영화와 탈북자들에 대한 그의생각이 담겨 있다. 그는 "과거에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고 탈북자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다 보니 내가 직접 나서서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아졌다"며 "우리 영화의 문제 의식도 적극 알리고 관객들에게 영화를 알릴 기회도 갖기 위해 글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인표는 "영화 속 아들인 준이(신명철)의 나이가 실제 큰아이와 같은 11살이라서 연기에 몰입하기가 쉬웠다"며 "우리 아이들이 자란 뒤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남북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입양과 봉사 활동 등으로 굳어진 '선행 연예인'의 이미지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앞으로 '개인' 차인표로서 탈북자들을 어떻게 도우면 될지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공부도 많이 하고 있고 기도도 계속 드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관객들이 탈북자들의 현실을 알고 그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길에서 마주치는 탈북자들에게 밝게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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