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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뿔난 쇠고기 민심' 거리 밝혔다

6·10항쟁 주역들 정부실정 목 터져라 성토…시민들 문화공연 즐기며 비폭력 시위 성숙

10일 밤 7시30분 전주시 관통로 사거리를 비롯한 도내 곳곳에서 시작된 6.10항쟁 1만 도민 촛불집회는 행사 시작 5시간여 만인 이날 자정께까지 계속됐다.

 

작은 촛불 하나하나를 모아 시민들의 열망을 정부에 알리기 위한 이날 집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들이 불어나 민주화를 열망하던 6.10민주항쟁 당시를 방불케 했다.

 

촛불집회는 아이들의 먹거리를 걱정하며 유모차를 밀고 온 부모, 초·중·고·대학생을 비롯해 노동자, 농민, 여성과 1987년 6.10민주항쟁 당시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주역들이 함께 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노래가 나오자 이날 행사 참여자들은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흔들며 '광우병 쇠고기 수입 금지'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6.10항쟁 주역들 다시 모여 = 21년 전 이날, 시민으로 민주항쟁에 참여했던 이요한씨(55).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된 그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행렬을 보니 암울했던 지난 세월이 생각난다"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이씨는 "지금은 특정한 주도세력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문화공연을 즐기며 비폭력으로 시위에 참여, 시민의식이 크게 성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잘못된 정부의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딸과 현장에 왔다는 신동균씨(41). 신씨도 6.10민주항쟁 당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 서 있었다. 그는 "6.10민주항쟁 시절에는 정부의 공권력이 두려워 대학생들과 20대 청년들 소수가 객사에서 투쟁을 했었다. 지금 이 촛불을 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고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6.10민주항쟁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조호씨(49). 조씨는 "그때 분위기와 현재는 180도 다르다. 당시 항쟁에 참여 못했는데 지금 시민들 모습 보니 창피한 생각이 든다. 나도 정부가 국민의 소리를 들을 때까지 계속 목소리를 높여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들 먹거리 그냥 볼 수 없어 = "안전한 먹거리를 아이들에게 주려고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외치는데 내각 개편할 때 입니까. 로또라도 당첨되면 우리나라를 떠날 거예요"

 

8개월 된 아이를 가슴에 앉은 채 아내의 손을 잡고 집회 현장에 나온 김효성씨(37). 전직 군인이었던 김씨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촛불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아이가 우리나라의 희망인데, 희망인 우리아이에게 광우병이 걸린 쇠고기를 먹일 순 없는 것 아니냐"며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정부는 분명히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육교사로 일하는 김남순씨(57). 머리에 고깔모자를 쓰고 집회 현장에 나온 김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육사로서 안전하지 않은 먹거리를 먹일 수 없어 현장에 나왔다.

 

그리고 엄마들이 뿔이 났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머리에는 고깔모자를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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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이세명·신동석·윤나네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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