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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름뿐인 기름값 공개, 왜 하나

기름값의 고공행진으로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화물업계나 버스·택시업계는 직격탄을 맞았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급등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서민들은 기름값이 무서워 차량운행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고유가는 장기적으로 석유 고갈, 단기적으로 산유국들의 감산과 세계적 메이저 업체들의 농간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관공서 출입 차량의 홀짝제를 실시하는 등 각종 에너지 절약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 중 일부는 탁상공론에 치우쳐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시행 3개월을 맞고 있는 주유소의 기름값 공개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제도는 기름값 공개를 통해 주유소간 경쟁을 유도하고, 그럼으로써 담합 방지와 함께 기름값을 내려보겠다는 취지여서 초기에 호평을 받았다. 지난 4월 15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의 종합정보시스템인 오피넷(www.Opinet.co.kr)이 그것이다. 이 사이트에 전국 주유소의 석유제품 가격을 올려 놓아 소비자들이 스스로 선택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가격검증과 기술적 오류 등을 감안해 하루 전 가격을 공표함에 따라 주유 당일 가격과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또 가격 공개여부를 자율에 맡김에 따라 도내 주유소 960여 곳중 1/3 가량이 기피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제도 실시로 일부 주유소는 가격 경쟁을 의식, 판매단가를 낮추기 위해 유사석유를 취급하는 등 역효과를 내고 있다. 또 영세 자영업자는 마진이 적어 빚에 쪼들리는 반면 자금력이 있는 대형주유소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재고를 충분히 비축해 실속을 챙기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 제도는 소비자들로 부터 외면받는 전시행정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렇다고 가격 공개를 강제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유가 자율화 정책에 따라 국내 유가를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공개여부도 자율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을 변경, 가격 공개를 강제하고 단속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

 

더불어 정부는 기름값 인상을 틈타 폭리를 취하는 정유업계의 부도덕한 상행위에 철퇴를 가해야 할 것이다. 정유업계의 2/4분기 영업이익이 2004년 이후 최대인 것은 국민들의 고통 분담 의지를 꺾는 일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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