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계절, 달아난 입맛
"선배님, 여름음식 하나 추천해 주세요. 입맛을 사로잡는…."
"뻔하지, 뭐. 특별할 게 있나?" "다 잘 먹고 탈 안나면 되지."
심드렁한 대답이 돌아왔지만, 사실 기자들 중에는 미식가로 소문난 이들이 많다. 이곳 저곳 취재다니다 보면 밖에서 밥 먹는 일이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 또 기자 생활 하면서 한번씩 맛집 추천 기사 써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먹기 위해 사는지, 살기 위해 먹는지, 이유야 어찌됐든 우리는 오늘도 먹어야 한다. 푹푹 찌는 날씨에 입맛마저 실종됐다면? 전북일보 편집국 기자들이 추천하는 '이거야말로 여름 음식'. 맛있게 먹고, 여름도 신나게 보내자!
▲ 매워서 짜증(?)나는 '해물떡찜'
스스로 미식가라고 주장하는 김은정 편집국장은 요즘 해물떡찜에 입맛을 빼앗겼다.
매운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너무 매워 짜증이 날 정도지만, 자꾸 찾게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해물떡찜의 주재료는 홍합과 가래떡. 여기에 주꾸미, 미더덕, 어묵, 양배추가 맵고도 달콤한 소스에 어우러지면서 눈물 콧물을 쏙 빼놓는다. 우동사리를 넣어먹거나 건더기를 다 먹은 후 밥을 볶아먹어도 맛있다. 음식도 궁합이 맞아야 제 격. 김국장은 해물떡찜에 누룽지, 쿨피스를 추천했다. 해물떡찜으로 얼얼해진 입안을 누룽지 한스푼과 쿨피스가 달래준다.
김국장이 즐겨찾는 해물떡찜 집은 전북대 앞 H. 운이 좋은 날은 쿨피스도 공짜로 서비스받을 수 있으며, 주방이 오픈돼 있어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요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젊음이 넘치는 대학교 앞을 찾는 재미도 있다.
▲ 이열치열 '순두부찌개' vs '메기매운탕'
뱃살 탓에 유난히 땀이 많은 사진부 안봉주 부장. 밖으로 움직이는 시간이 많다보니 아무리 식성이 좋아도 무더위에는 입맛이 뚝뚝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한국 사람에게 좋은 것은 뭐니뭐니해도 푸짐한 밥상. 안부장은 얼큰한 순두부찌개를 추천했다.
매운 육수에 부드러운 두부, 부추, 쇠고기 등이 어우러진 순두부찌개는 한그릇 음식으로 딱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아삭아삭한 깍두기가 곁들여지면 그야말로 일품 요리.
흔히 순두부찌개를 겨울철 별미로 생각하지만,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여름에 콩과 같은 단백질 음식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안부장은 "5000원이면 부담없이 먹을 수 있어 더욱 좋다"고 추켜세웠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땀 흘리면서 먹는 음식을 좋아하는 정치부 조동식 기자는 메기매운탕을 추천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보글보글 끓는 메기매운탕 한그릇 먹으면 여름을 무사히 보낼 수 있다. 얼큰한 국물에 푹 삶아진 시래기면 밥 한그릇 뚝딱이다.
▲ 비 오는 날에는 '빈대떡'
비 내리는 소리가 꼭 기름에 빈대떡을 지져내는 소리처럼 들릴 때가 있다. 편집부 전오열 기자는 "장마철 집에서 해먹는 빈대떡이야 말로 여름 별미"라고 소개했다.
비 오는 날이면 왠지 마음이 우울해 지는데, 이는 혈당이 떨어지기 때문. 혈당을 높여주는 전분 음식으로 가라앉았던 심신을 상승시킬 수 있다.
녹두 빈대떡도 이외에도 바다향이 가득한 해물파전, 씹는 맛이 살아있는 동태전, 매콤한 고추전과 싱싱한 부추전 등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전기자가 추천하는 빈대떡 맛있게 먹는 법. 빈대떡은 초간장에 찍어먹어도 좋지만 어리굴젓, 조개젓 등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느끼한 게 싫다면 새콤한 물김치를 함께 곁들여도 좋다. 막걸리나 동동주는 당연히 찰떡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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