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수석논설위원)
MB 정권의 지각 사정작업이 추석을 지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태세다.통상 정권이 바뀌면 개혁의 일환으로 사정작업을 벌인다.이번에는 취임 6개월이 지나서야 사정작업을 벌이게 됐다.사정작업은 그간 정권을 잡은측에서 전가의 보도 마냥 즐겨 사용해왔다.집권세력의 도덕성에 문제가 없을때 사정작업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정당국은 알아야 한다.국민의 마음을 잡으려면 뭣보다 자신의 부정부패에 대한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근 서울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돈 봉투사건과 김진억 임실군수 뇌물 수수사건 등 지방권력형 비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지방토호들의 비리가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이다.그간 지방권력을 지방토호들이 오래동안 장악해왔다.지방권력의 독점은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곰팡이가 필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다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역대 정권마다 독버섯처럼 번지는 토착비리를 도마뱀 꼬리 자르는 식으로만 잘라왔다.요란한 소리에 비해 결과가 보잘 것 없었다.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채 면역력만 길러 줬다.
토착비리의 중심에는 지방의회가 있다.선거 때 수억씩 쓰고 당선된 사람들은 본전 뽑기 위해 각종 이권에 개입할 수 밖에 없다.태생적 한계를 안고 지방의원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인사에 개입하는 등 돈 될 수 있는 이권에는 거의가 지방의원들이 개입됐다는 말이 회자된지 오래다.민선 4기까지 오면서 오히려 비리가 고착화 됐다는 말까지 나돈다.이는 지방의회를 특정 정당에서 독식해왔기 때문에 생긴 구조적 문제다.또 지역 유지등이 기관과 서로 공생하며 비리의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지방의원의 경우 지방 토호들이 적지 않다.지역기관장과 업자들과도 자연스럽게 유착관계가 형성된다.여기서 비리가 싹튼다.지방권력의 독점에 따른 피해자는 주민이다.권력형 토착비리를 뿌리 뽑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韓愈의'進學解'에 파라척결(爬羅剔抉)이 나온다.손톱으로 후벼 파내듯이 이번 만큼은 지방권력형 토착비리를 척결해야 한다.그간 무소불위의 지방의원에 대한 비리를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둔 탓도 크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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