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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갈등 해법 찾는다] '소모적 다툼'을 '생산적 합의'로

①프롤로그-국내·외 사례분석 통해 예방법 제시

부천시가 원미구 춘의동에 시립추모공원을 건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역주민들과 극심한 환경 분쟁을 벌이고 있다. 사업 예정지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반대대책위원회 소속 한 주민이 사업 예정지를 가리키며 밀실행정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취소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desk@jjan.kr)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한 환경 문제는 이에 따른 피해가 광역적이고 지속적일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사회적인 파장이 엄청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환경을 둘러싼 갈등과 분쟁의 내면을 살펴보면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이익, 더 나아가 극단적인 가치관까지 충돌하고 이들 요소들이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어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환경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인 것은 사실상 오랜 기간이 아니다. 1960년대 이후 개발 위주로 국가가 운영되면서 환경은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로 밀리는 형국이었다.

 

환경이 서서히 조명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사회가 민주화·다원화·자치화의 길을 걸으면서 그 동안 억눌려 왔던 환경이란 변수가 뛰어나왔고, 이에 따른 분쟁이 곳곳에서 빈발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행정에 자율과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지방분권 시대가 성숙하면서, 잠재된 환경에 대한 권리의식이 표출되고 있다.

 

1989년부터 시작된 인천광역시 계양산 골프장 건설사업의 경우 지금까지 사업자측과 주민-환경단체 사이에 빚어진 환경 갈등 속에서 한발짝도 진행되는 못하며 대립과 반목이 지속되고 있다.

 

자치단체의 경계지점에 입지를 선정하면서 분쟁을 빚은 '영광군쓰레기종합처리장 조성사업'도 사업이 완료된 현재까지 고창군과 영광군, 또 지역주민들이 수차례 소송을 주고 받으며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개발제한구역에서 추진되는 장사시설(화장장)도 이를 추진하는 부천시와 주변 주민들이 극단적인 대립을 보이고 있다. 더 나아가 이 사업이 수도권협의회에 상정되면서 서울시와 경기도조차 합의를 못해 국토해양부가 조정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시화호 사태는 초기의 극심한 갈등에서 벗어나, 이해관계자들이 '시화지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갈등의 폭을 줄여나가는 비교적 성공적인 사례이다. 시화호 사태가 초기에 빚어진 갈등을 털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이 제시한 '전제 없는 논의'를 정부가 전격 수용하면서 비롯되었다.

 

환경 갈등의 주요 원인은 의사결정 단계에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밀실행정의 행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환경 갈등에 대해 일찍 눈을 뜬 선진국의 경우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에 이해관계자들에게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는 방법을 시스템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일부 사업의 경우 의사결정권까지 지역주민들이나 사회단체들에게 넘기고, 행정은 재정적 지원에만 주력하기도 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스파르탄버그에서 일어난 '리제네시스(재창조)'운동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주민들이나 국민들의 의식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환경 갈등을 줄이거나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업 구상단계에서부터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사업 기획단계에선 철저히 보안에 붙이며 사업을 진행시킨 후, 집행단계에서야 이를 공개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방법은 근거없는 의혹까지 양산하며 갈등을 더욱더 부추기는 결과를 낳기 쉽다.

 

사회의 민주화가 성숙됨에 따라 환경 갈등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 예방으로 귀착된다. 일단 갈등이 시작되면 갈등이 갈등을 부르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아예 갈등 유발 요인을 처음부터 제거하는 적극적인 방법이 최고의 처방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본보는 환경 갈등에 대한 해법과 대안 제시를 위해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취재에 따라 국내외 현장 취재에 나섰다. 국내 사례 분석을 위해 찾은 곳은 현재 분쟁이 진행중인 인천시 계양산 골프장, 부천시 화장장, 시화호 수질개선 사업. 또 환경 문제 선진국의 접근법을 살펴보기 위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르탄버그의 리제네시스 운동, 미국의 환경 문제를 총괄하는 환경보호국(EPA), 포토맥강 수질개선사업, 체사피크만 수질개선사업 등 현지를 방문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들어 빈발하는 '환경 갈등'에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해결 방안을 찾아보려 한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적합한 해법 모델은 무엇이고 더 나아가 이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은 무엇인지 모색한다.

 

한국의 사례는 환경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해관계자 따돌리기 △밀실서 사업 추진이라는 두가지 주제의 맥락에 따라 사례 분석 방식으로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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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모 kimk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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