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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농업인의 날

오늘(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우리 농업이 국가경제의 근간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고,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1969년 정부가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이날을 농업인의 날로 제정한 이유는 11월11일의 한자 '십일(十一)'을 합치면 농업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흙토(土)'가 되기 때문이다. 얄팍한 상혼이 만들어 낸 '빼빼로 데이'와 날이 겹치면서 그 의미가 떨어지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농업인의 날을 맞는 우리 농촌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라앉은 분위기다. 일조량이 풍부했던데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어 근래 유례없는 대풍을 맞았지만 노력 만큼의 보상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료, 농약, 기름, 사료값 급등으로 농산물 생산비는 크게 늘었는데도 제 값을 받기는 커녕 생산비 조차 건지지 못할 상황이다. 분노의 표시로 도내를 비롯 전국적으로 벼 야적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배추·무 밭을 갈아 엎는가 하면 출하를 해야 할 배를 땅에 묻고 있다.

 

우리 농업이 갈수록 천덕꾸러기가 돼 가다 보니 농촌의 공동화는 필연이다. 농가 인구 감소와 함께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2007년말 기준 전체 농촌 인구는 327만명으로 10년 사이 200만명이나 줄었다. 전체 농민중 60대가 33%, 70대가 28%다. 40세 미만은 2.5%에 불과하다. 우리 농촌의 붕괴는 1960년대 말부터 추구해온 도시화와 산업화 정책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다. 농촌인구의 도시유입을 통해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고, 저렴한 생산단가를 바탕으로 수출을 늘려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온게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비교열위(劣位) 작물은 서서히 우리 논밭에서 사라져 갔다. 밀을 비롯 옥수수, 면화 등은 이제 찾기 힘든 작물이 됐다. 쌀을 제외한 다른 작물의 식량 자급도는 5% 정도다. 식량안보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미 FTA타결등으로 시장이 추가 개방되면 우리 농업의 미래는 더욱 암담하다.

 

우리나라가 산업화 정보화 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치렀던 농업인들의 희생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일이다. 게다가 인간은 일단 먹어야 산다. 식량안보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생명의 근간인 식량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농업인의 날을 맞아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을 다시 한번 직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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