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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점술공화국

요즘 경제난으로 미래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아 불안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사람들은 약해진 마음을 무엇엔가에 의지해 보고 싶은 쪽으로 기우는게 인지상정이다.파스칼은 "인간은 동물과 달라 보랏빛 꿈과 기대 속에 살기 때문에 자칫 미신에 빠지기 쉽다"고 했다.세상이 불안하면 미신과 역술이 기승을 부리게 돼 있다.위약효과 일지라도 잠시나마 위안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점집이 성행한다.

 

ARS 점집은 IP업자들이 통신망사업체로부터 회선을 임대해 역술을 새로운 사업 콘텐츠 하나로 상품화하면서 시작됐다.인터넷 포탈사이트에서 '운세'로 검색되는 사이트가 무려 200~3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사이버철학원도 유망사업으로 떠올랐다.심지어 인터넷을 통해 부적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유료서비스가 등장했다.역술가 못지 않게 사이버 점술가들이 판친다.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선비들이 사서삼경의 하나인 주역을 바탕으로 스스로 괘를 뽑아 앞날을 예측해보곤 했다.그러나 상업적으로 점을 치는 역술인은 조선시대는 물론 일제때만해도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역술이 본격적인 상업으로 등장한 것은 한국전쟁 무렵 피란민들이 많이 모인 부산영도 다리 밑에서 80여명의 맹인 역술인들이 노상 점집을 개업하면서 점술업이 확산됐다.

 

점이나 역술이 음지에서 양지로 특히 권력화 된 것은 김일성 영향이 크다.1994년 김일성 사망 직전 역술 무속인에게 김일성 사주를 보게했는데 몇몇이 사망 혹은 운이 다함 등을 맞춰 화제가 되기도 했다.노무현 전대통령 부부가 눈꺼풀 수술을 했을때는 교통사고 등 횡액이나 사고를 당할 운세여서 몸에 칼을 댈 것을 권했다는 점술가가 10여명이나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점술가들은 70만명 정도쯤 된다.역술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선상에서 황금 알을 낳는 사업으로 떠오랐다.연간 4조원 시장은 족히 될 것으로 보고 있다.빅토르 위고는 "아무리 유명한 점술가라도 주어진 운명은 알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운명은 바꾸어 놓을 수 없다"고 했다.운명을 바꿔 놓을 능력이 있다면 그들 스스로가 점술가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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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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