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9 05:04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경제 chevron_right 산업·기업
일반기사

[아시아 식품산업 수도 만들자] ④한국식품 진출 어디까지

농업 견인하는 일본 식품산업 - 높은 진입장벽, 그래도 '맛의 틈'은 있다

왼쪽부터 파프리카의 일본 수출은 농산물 수출의 모델이 되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쿄에서 전시판매 행사를 갖고 있는 파프리카 홍보 현장. 일본 마트에 입점한 한국산 파프리카. 도쿄 시내 히에다 신사에 전시된 78종의 술 (desk@jjan.kr)

#1 일본에서 요즘 막걸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막걸리가 경제형편이 어려울 때 서민주로 각광 받는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는 도시민과 여성들에게 인기주다. 매일 1컨테이너 분량이 일본에서 동난다. 여성들이 막걸리 칵테일을 마시는 모습을 도쿄 중심가 음식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일본 사회에 막걸리 붐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은 포천의 이동막걸리. 10여년 전 주류시장에 조금씩 파고들기 시작해 매년 2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공급망을 넓혔다.

 

선발 주자의 노력에 힘입어 국내 다른 막걸리 업체들의 일본시장 공략도 뒤를 잇고 있어 일본 막걸리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도내에서도 최근 완주군 소재 (유)천둥소리와 전주주공사 명가막걸리가 일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2 일본의 마트에 가면 어디서든 한국산 파프리카를 만날 수 있다. 일본 파프리카 시장의 66%를 한국산이 차지한다. 그 중심에는 김제 소재 전북농산무역이 있다. 과거 네덜란드와 뉴질랜드, 멕시코, 중동 국가 등에서 차지하던 시장을 전북농산무역이 대체했고, 최근에는 진주산 파프리카가 수출선에 합류했다.

 

전북농산무역의 경쟁력은 유리온실의 생산기반에다 10여년의 생산기술이 쌓인 덕분이다. 일본이 생산체계를 갖추기 전 시장선점의 효과를 누린 덕도 보고 있다. 최근 일본 농가에서도 파프리카 재배를 시작해 한국산과 경쟁을 벌일 태세다.

 

#3 최근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식당들의 어려움이 크다. 엔화 상승에 따라 한국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다. 여기에 한국의 식자재 조달까지 제한을 받으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올 3월부터 10㎏ 이상 핸드캐리어를 금지하면서 식자재 통관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단편적이지만 우리 농식품의 일본에서의 위치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농수산유통공사 도쿄지사 이종견 지사장은 "양주를 빼놓고 일본의 주류시장을 한국의 소주가 잡았다"고 말했다. 두산의 경월과 진로의 참이슬이 그 선도 역할을 하며 2007년 한해 9100만불 어치를 수출했다. 막걸리에 이어 복분자주도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약한 술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입맛을 잡으며 한국의 와인주로 통용되며 점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 지사장은 연예인들에 의한 한류붐이 사그라지는 대신 한국의 식문화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한류의 마지막 보류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비쳤다.

 

그러나 일본의 식품시장이 결코 녹록치 않다. 식품 가공기술이 발달한 일본에 우리의 가공식품이 설 자리가 그리 넓지 않고, 신선 농산물에 대한 안전관리가 엄격해 일본시장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파프리카가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농약사용 등 안전관리가 잘 된 것도 한 이유다. 다른 신선 농산물의 경우 이력관리가 제대로 안돼 일본에 수출하려면 전수조사를 받아야 하고, 그 절차를 밟는 동안 신선도를 유지하기 힘들다. 일본 시장 진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본은 어렌지에서 천재적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국밥이나 비빔밥, 삼계탕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한국 관광객을 손님을 맞이할 정도이니까요."

 

일본의 유통시장 구조도 한국 농식품에 높은 벽이다. 일본에서 월마트나 까르푸 등 세계적 유통업체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온그룹 등 일본내 대형 유통점에다, 지역마다 슈퍼 체인이 배타적 자세를 취하면서다. 우리의 대형마트가 생산지까지 관리하는 것과 달리 유통만 책임지는 게 일본의 특징. 유통점으로 들어가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까닭에 외국의 농식품들이 그 대열에 합류하기가 아주 어렵다는 게 재일한국식품연합회 강용근 부회장의 토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원용 kimwy@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경제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