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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식품산업 수도 만들자] 농업 견인하는 日식품산업-⑤대응방안

"차별화된 맛, 철저한 안전성 관리를"

전북도가 일본 식품기업유치를 위해 지난달 도쿄에서 가진 전북지역 투자환경 설명회 모습. (desk@jjan.kr)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오래전부터 농업과 농촌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식품산업 자체가 갖는 고부가가치도 있지만, 일본은 농업문제 해결의 중요한 방법으로 식품산업 육성에 고삐를 죄고 있다. 동아시아 시장 진출과 지역식품클러스터 육성 등의 면에서 우리와 비슷한 전략도 세워두고 있다. 일본시장 진출이 어려울 뿐아니라 동아시아시장을 놓고 경쟁적 관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본 현지 전문가와 관련 업계 관계자로부터 일본시장 진출 방법과 일본 식품기업의 한국 투자유치 가능성을 들어보았다.

 

 

▲ 농수산유통공사 이종견 도쿄지사장 - "우리만의 음식, 브랜드화 필요"

 

신선 농산물은 통관이 까다롭고, 가공식품은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한국산 농식품의 일본시장 공략이 어려운 이유다.

 

신선농산물의 경우 안전성 관리가 최대 관건이다. 올 3월부터 10㎏ 이상 핸드 캐리어를 통한 일본 반입이 어려워지면서 수요는 있지만 공급을 할 수 없게 됐다. 정식 통관절차를 밟으려면 전수조사를 밟아야 하며, 3일 이상 소요돼 신선도 유지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배추 마늘 등 우리 농산물의 이력관리가 제대로 안 돼 전수조사를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철저한 이력관리로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

 

일본에서의 신선 농산물 경쟁은 일본 만이 아닌, 제3세계와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현재 파프리카 정도만이 독점적 위치를 누리고 있다. 과거 일본시장에 통했던 꽈리고추와 미니토마토가 지금도 통할 수 있지만, 까다로운 포장과 제3국과의 가격경쟁력에 밀려났다.

 

일본에서는 포장도 까다롭게 따진다. 대파는 뿌리 부분의 흰색이 몇 센티, 오이는 직선으로 몇 센티 등을 맞춰야 한다. 문화적 차이지만, 시장에서 요구하는 부분이다.

 

일본은 어레인지에 능해 어레인지가 가능한 품목은 언제든 추월이 가능하다. 그렇지 못하도록 차별화가 필요하다. 김치의 경우 일본인 입맛에 맞춰 맵지 않게 하다보니 금세 따라왔다. 국밥 비빔밥 삼계탕 이름을 그대로 쓴다. 우리만이 만들 수 있는 식품을 고집할 필요가 있다. 그게 경쟁력이다.

 

음료 등 가공식품의 일본 진출은 벽이 높다. 품질은 되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브랜드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브랜드 이름도 일본말로 쉽게 불릴 수 있게 고민해야 한다.

 

▲ 식품산업연구센터 규조 사이토 이사장 - "지역별 특성·유통구조 알아야"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본에서도 쌀 소비량 감소에 따라 가공식품 육성을 중시하게 됐다. 일본에서 외식 및 가공 분야의 쌀 소비가 80%에 이르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또 국민건강적 측면이나 불안한 국제농산물 가격에 대한 대응측면, 환경문제 측면에서도 식품산업은 중요하다.

 

일본은 현재 국가 차원의 동아시아 식품산업 활성화 전략과 47개 도도부현에서 지역식품클러스터 육성이라는 두 가지 큰 틀로 식품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식품종합연구소를 비롯, 각 대학, 기업들이 연계해 기술개발과 판매전략 등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일본의 식품시장을 이해하려면 지역별 특성과 유통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낫도(청국장)만 하더라도 각 지역별로 특화돼 있으며, 청국장 매출액이 아주 크지만 대기업이 손을 대지 않는다. 두부의 경우도 지역 농산물과 밀착돼 있다.

 

동아시아 식품산업 활성화 전략에 따라 일본 기업들의 동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중국시장이 중심 타깃이다. 인건비가 싸고, 큰 시장을 갖고 있으며, 소득 수준이 높은 부자들이 도시에 몰려 있어 중국은 일본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반면 한국은 인건비가 높고 품질 경쟁력도 갖고 있어 일본 식품기업들의 한국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일본과 한국이 식품안전성을 높이는 데 힘을 합치면 측면에서 동아시아 식품산업에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 키코만(주) 해외사업부 타카시 오자와 이사 - "현지 특성 맞는 식품개발 중요"

 

우리 회사는 17세기 간장제조 회사로 설립됐으며, 현재의 형태는 1917년 갖춰졌다. 간장이 주력이며, 음료와 와인 등을 합쳐 연간 4000억엔의 매출액에 50여개의 자회사가 있다. 미국과 대만, 중국, 싱가폴, 네덜란드 등 해외에도 6개의 간장 공장이 있다.

 

미국시장 진출은 100여년 전 하와이 이민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식자재가 조금씩 수출되면서 미국과의 인연을 맺게 됐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군의 일본 주둔, 미군과 일본인의 결혼 등으로 일본의 장맛이 미국에 본격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TM시로 대표되는 일본 외식산업의 성장과 함께 미국에서 간장 수요가 크게 늘면서 1973년 미국에 간장공장을 설립하게 됐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요리에 맞게 소스를 개발했다. 미국에서는 고기요리에 소금 후추만 사용했는데 고기에 맞는 소스를 개발한 것이다. 현지 특성에 맞는 식품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시장규모가 크지 않아 공장 설립 계획은 지금 단계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검토의 여지는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추진하는 국가식품클러스터는 매우 훌륭한 계획으로 보인다. 조직과 연구소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자치단체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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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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