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3 02:11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경제 chevron_right 금융·증권
일반기사

실질금리 '0'…퇴직자들 '비명'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의 예금 및 대출 금리가 줄줄이 하락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은행예금의 실질금리는 사실상 `제로'인데다 앞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 은퇴자 등 이자수입에 주로 의존하는 사람들의 생활은 한층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돈을 빌린 가계나 기업들은 이자 부담을 덜게 돼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 실질금리 `제로'..이자 생활자는 울상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 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최근 4%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우리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영업점장 전결금리)는 4.3%이며 신한은행은 4.50%이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은행들의 저축성 예금 평균 금리는 6.31%로 2001년 1월(6.66%) 이후 가장 높았다. 당시 은행들이 취급한 정기예금 가운데 30% 이상이 7%대 고금리였을 정도다.

 

예금금리가 불과 3개월 만에 2% 포인트 가량 급락하면서 소비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실질금리는 제로 수준이다. 실질금리는 예금금리에서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세율 15.4%)을 뺀 것으로, 작년 7월 5.9%까지 치솟았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4.1%로 크게 둔화했지만 시중금리의 인하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작년 평균 4.7%에서 3.0%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당장 연 4.3%의 이자를 주는 예금에 가입하더라도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를 제외하고 나면 1년 뒤 손에 쥐는 이자는 거의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한은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커 실질금리는 조만간 마이너스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도 예금금리를 속속 큰 폭으로 낮추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작년 12월 초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8.4%까지 올렸다가 이 달 9일 기준 6.70%로 조정했다. 서울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예금금리를 8.6%에서 7.5%로 인하했다.

 

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퇴직자 등 이자소득에 의존하는 노년층이 울상짓고 있다.

 

특히 최근 희망퇴직 등의 이유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직장을 떠난 사람들은 퇴직금을 굴릴 데가 마땅치않아 고민하고 있다. 은행 예금에 넣어두자니 낮은 금리가 걸리고 그렇다고 주식, 부동산 등에도 선뜻 투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속타기는 은행도 마찬가지다. 금리를 내리면서 예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작년 12월 은행권 수신 잔액은 한 달 동안 11조 원 가량이 급감해 2006년 1월(-11조6천억 원)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다.

 

 

◇ 가계.기업대출 부담 완화

 

금리 인하는 각종 대출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작년 10월 7.58%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은행별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2일 기준 국민은행의 3개월 변동 금리 대출은 연 4.01∼5.51%이며 신한은행 4.25∼5.55%, 우리은행 4.35∼5.65%, 하나은행 4.38∼6.08% 등이다.

 

국민은행에서 작년 10월에 연 7.3%에 1억 원을 대출받았다면 그동안 월 60만8천 원의 이자를 냈지만 금리 하락에 따라 이번 주부터는 39만2천 원만 내면 된다.

 

개인신용대출 금리도 크게 떨어져 최저 금리는 5%대에 진입했다. 신한은행의 `탑스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는 연 5.85∼6.65%, 엘리트론은 5.40∼6.70% 수준이다.

 

기업대출 금리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금리는 담보물, 신용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며 "하지만 시중금리가 하락한 만큼 연동해 대출금리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은행권 중기대출 평균 금리는 7.86%에 달했다.

 

그러나 신용도가 낮은 업체의 경우 체감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모 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라 신용도가 낮은 업체의 경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4~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기 때문에 실제 대출 받을 때는 9~10%대의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 당장 가계와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완화하고 기업들은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와 생산이 늘고 고용도 창출되는 효과가 있다"며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경제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