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질서 포기 안돼" vs "즉각 내정철회 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홈페이지에서도 이를 둘러싼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용산 사고'가 발생한 지 9일이 지난 28일 오전까지 홈페이지자유게시판에 오른 `김 내정자 거취' 관련 글은 무려 240여건. 초기에는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하는 글이 비교적 많았으나 점차 김 내정자를 옹호하는 의견이 세를얻는 추세다.
김 내정자에 대한 내정 철회를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이번 사태를 경찰의 과잉진압에 따른 비극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임명을 주장하는 쪽은 법.질서 확립을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한 누리꾼은 "돌아가신 분들은 사회적 약자이며 국가는 사회적 강자보다 약자의편에 서야 의미가 있다"고 지적한 뒤 "이번 사고는 한마디로 과잉충성이 빚어낸 비극적인 결과"라며 "김 내정자의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철거민들이 잘못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상황판단이 떨어져서야 어떻게 경찰청장직을 할 것인가"라면서 "내정 철회와 함께 용산 철거민들에 대한 사면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의 임명을 주장하는 한 누리꾼은 "과연 선진국에서 화염병과염산, 벽돌이 난무하고 살상무기급 새총에서 골프공을 쏘아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책임논란 시비가 있겠느냐"면서 "내정을 철회한다면 법.질서 원칙에 대한 철회이자포기"라고 반박했다.
특히 경찰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이제 우리 경찰은 지칠 대로 지쳤다.
이제는 자조감에 빠져 직무에 임하면서도 도대체 의욕이 나질 않는다"면서 "각종 불법폭력시위의 전면에 나서 온몸으로 막아야 하고, 그것이 끝나면 모든 책임은 또 우리경찰이 지고 총수가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경질되는 이런 조직에서 무슨 희망을 볼것이냐"고 자괴감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에게 정치논쟁이나 여론에 휩쓸리기보다는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이번사태에 대처해 달라는 당부를 전하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이번 사건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면서 "모든 결정은 이 대통령이 하고 우리 모두는 대통령의 바른 결정을 돕는 조언자"라고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내정자의 거취 문제 외에 용산 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자유게시판이 여론 추이를그대로 반영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민심을 읽기 위해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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