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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중산층(中産層)

경기가 호황 일 때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는 중산층라고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다가도 지금처럼 경기가 불황일 때는 그렇지 않다. 중산층라는 개념은 사람과 장소시기에 따라 제 각각이어서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가 어렵다. 쉽게 말해서 중산층이란 상류층과 하류층 중간이라고 해버리면 편하겠지만 상류층과 하류층의 개념 역시도 모호한 상태에서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다.

 

민주주의 제도가 잘 운영 될려면 중류층의 폭이 마름모꼴의 중앙처럼 커야한다는 주장도 많다. 무어니 해도 몸의 중심인 허리가 튼튼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중산층에 대한 일반적 정의는 자본주의하에서 대자본가와 하층 노동자를 제외한 그 중간에 존재하는 집단을 일컫는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식의 정의는 오로지 경제적 기준으로만 본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같은 선진국에서의 중산층의 개념은 상당히 포괄적이다. 퐁피두 프랑스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카르테 드비 (생활의 질)'가 프랑스식 중산층 개념이라 할수 있다.

 

중산층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외국어 하나 할 수 있을 것. 둘째, 스포츠 하나를 즐길 수 있을 것 셋째, 악기 하나는 다룰 수 있을 것 넷째, 남의 집과는 다른 요리 하나를 할 수 있을 것 다섯째, 사회적 일에 적극 참가할 것 이다. 이처럼 문화적 요소가 강하다.

 

이에 비해 영국의 경우는 다소 다르다. 영국 퍼블릭 스쿨에서 가르치는 중산층 조건은 첫째, 페어플레이를 할 것 둘째는, 자신의 주장에 떳떳할 것 셋째, 나만을 내세우는 독선은 하지 말 것 넷째,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강할 것 다섯째, 불의(不義)나 부정(不正)에 의연할 것이다. 정신적 요소가 강하다.

 

우리의 경우는 조선 중종때 판서를 지낸 김정국(金正國)이 자나치게 재산만 밝히는 친구에게 편지로 중산층의 조건을 썻는데 "두어칸 집에다 겨울 솜옷, 여름 베옷 두어벌 있고 주발 밑바닥에 남는 밥이 있으며, 시렁에는 서적이 가득이 있고 거문고 하나에 차(茶)를 다릴 화로(火爐)와 봄경치 찾아다닐 나귀 한 마리가 있으면 족하다"고했다. 못살던 그 시절에도 이처럼 문화적 낭만이 있었다. 중산층이라는 개념에도 이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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