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이름붙인 사람은 프랑스 지리학자인 발레리 줄레조 교수이다. 그가 93년에 처음으로 서울의 아파트 숲을 보고 놀란 나머지 박사논문 주제도 서울의 아파트였다고 한다.
서구의 주택개념은 우리와 달리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빈민계층이 사는 것으로 되어있다. 2005년 프랑스 파리에서 차량과 건물이 불타고 경찰관들이 부상을 입는 대규모 소요사태도 빈민계층의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일어났다. 줄레조 교수가 아파트는 결국 장기적인 안목에서 관리유지를 복잡하게 만들고 재개발을 연속케 하고 주택을 유행 상품화하여 서울을 하루살이 도시로 만든다고 했다.이처럼 아파트 건축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그러나 주택공사가 1961년 서울 마포에 첫 아파트 단지를 세우면서 시작한 아파트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회학자인 전상인 교수는 한국사회가 압축적인 성장 과정애서 여려 차례 위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혁명을 선택하지 않은것은 아파트 공급이라는 물량공세를 통한 노동자 계급에 대한 박애주의적 주택정책이 주효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아무튼 지금도 아파트는 건축되고 있다. 우리 건강에 좋은 아파트를 짓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우리 전통 주택이 처마를 길게 냈던 이유는 햇빛의 강도를 반감시키고 다시 장지문을 통해 쾌적한 분량만큼의 햇빛만을 수용 하고자였다. 햇빛을 유리창으로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방식은 유럽의 풍토에나 맞는 유럽식 방식일 뿐이다.
문이나 창문도 문제지만 벽(壁)의 구조 역시도 문제이다. 한국의 전통주택은 내벽이건 외벽이건 천장이건 온통 흙이다. 흙을 전근대적 건축 재료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무나 돌, 벽돌, 시멘트보다 추위와 더위를 차단하는 단열 효과면에서는 흙이 최고이다.
겨울의 시베리아 추위와 여름의 남태평야의 열기를 동시에 막아 줄수있는것은 흙이다. 우리나라는 습도의 고저(LN)의 폭이 매우 높은데 습기가 많아지면 그것을 머금었다가 적어지면 다시 품어내는 자동조절 장치 역할을 흙이 할수 있다. 이처럼 흙은 그 효용성이 높은것이다. 그래서 흙을 많이 사용하는 친자연적 아파트 공화국도 생각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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