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누비는 스튜어디스 꿈"
올해 중학생이 된 김수진양의 꿈은 스튜어디스다. 장수군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자란 지 열넷째 해. 가끔 옷을 사기 위해 전주에 나올 때면 도회지의 화려함에 흠뻑 반한다고 한다.
"한국은, 장수는 너무 좁잖아요."
예쁘장한 얼굴에 또래보다 큰 키 166cm의 수진이는 스튜어디스가 돼 세계를 누비는 꿈을 꾼다고 한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에게 교육을 받아 영어도 곧잘 한다. 지난 2월에는 경주 영어캠프 말하기대회에 참가해 팀에서 1등을 했다. 덕분에 부상으로 어머니의 고향인 필리핀에 4박 5일 여행을 다녀왔다. 수진이는 지금까지 어머니 고향에 다섯 번이나 다녀왔다고 자랑이다.
어머니 네오로라씨(43)는 필리핀에서 왔다. 지난 2000년부터 원어민 방과후학교 교사 도내 1호로 활동하고 있다. 이역만리 필리핀 여성과 장수군 농촌에 사는 남편(김종기·51)이 꾸린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수진이가 스튜어디스를 꿈꾸는 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수진이는 중학교에 올라가 환경이 바뀌었지만 학교생활이 재미있다. 급우들 대개가 장수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부대껴 온 죽마고우들이라 낯설지 않다. 어렸을 때는 '피부가 까맣다'고 놀리는 친구들이 있어 속상하기도 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유치한 장난은 사라지고 두루 친한 사이가 됐다.
자상한 아빠도 큰 힘이 되고 자랑스럽다.
"매일 저랑 민수(장수초6)랑, 선미(장수초4)를 학교에 바래다 주고, 데리러 오세요."
그래도 가끔씩 "공부 말고 다른 용도로는 컴퓨터 쓰지마"라고 말할 때는 아빠가 미워지기도 한다.
수진이는 며칠 전 어머니에게 "나 수학학원 다닐까?"라고 넌지시 물었다. 영어에는 자신 있지만 수학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중학생이 되니 슬슬 공부에 대한 부담이 밀려온다.
방과후에 꿈나무아동센터에 가서 공부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떨며 노닥거리는 게 더 재밌다는 사춘기 소녀. 장수에서 필리핀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 자녀로는 처음 중학생이 된 수진이는 넓은 세상에 나가고 싶은 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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