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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있는 주말] 전북경찰청 1호 프로파일러 김성환경장

심리분석 통해 피의자 특성 유추…과학수사 첨병 자부심

범죄자의 범죄패턴을 분석해서 검거의 단서를 제공하는 프로파일러(Profiler·범죄분석관). 전북지방경찰청 1호 프로파일러인 김성환 경장(28)은 범죄현장을 분석한 뒤 피의자가 지닌 심리적인 요인을 추론해 수사 방향을 제시한다. 현장을 토대로 수사가 경제적·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피의자를 검거한 뒤에는 그를 면담해 범죄 동기·개인적인 특성 등을 자료화하는 게 주요 임무다.

 

"프로파일러가 다루는 범죄는 주로 사람을 상대로하는 연쇄·강력범죄입니다. 감식요원이 범죄현장에서 물리적인 증거를 수집하면 동료들과 현장을 재구성합니다. 혈흔이 퍼진 패턴으로 당시 상황과 피의자의 심리를 추정해 피의자의 사회심리학적인 요인을 도출합니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정보와 목격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피의자의 몽타주를 작성합니다"

 

김 경장은 지난 2006년 프로파일러 1기로 경찰에 채용됐다. 현재 전체 경찰청에서 활동하는 프로파일러는 40여명 남짓.

 

그가 잊지 못할 사건으로 꼽는 것은 임용 첫해에 난 살인사건이다.

 

"군산에서 60대 남성이 목에 칼이 찔려 살해됐는데 경찰이 출동했을 때 혈흔 등을 깨끗이 청소한 상태였습니다. 분석 결과 피의자는 증거인멸 차원이 아닌 정리벽이 있던 사람이란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범인은 동거하던 여성으로 밝혀졌는데 평소 조울증이 있고 손을 자주 씻는 등 청결을 중요시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 경장이 프로파일러가 된 계기는 지난 2003년 전북대 재학시절 서울대 학점교류를 하면서 범죄심리학자의 강의를 접하고 난 뒤부터다.

 

그는 "당시에 신선한 자극이 됐다. 특강을 들은 뒤 범죄심리의 매력에 빠졌다"면서 "이후 대학원에서 이상심리학을 공부하던 중 경찰의 모집공고를 보고 시험을 치른 뒤 임용돼 보직만 다를 뿐 경찰관이다"라고 말했다.

 

"유영철 사건 이후 기존 범행 패턴과는 다른 범죄를 분석할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무동기 범죄의 피의자를 잡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범죄분석 시스템을 사용해야 합니다. 흔히 외화시리즈에서 보듯 미국·영국 등은 이런 범죄심리 분석 시스템이 활성화 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영국 등을 벤치마킹하며 한국의 실정에 맞게 변형한 범죄심리 시스템에 자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프로파일러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 베이스를 확보, 비교·귀납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느냐인 만큼 피의자와 피해자의 특징을 전산화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경찰에서 쓰는 일반 범죄분석시스템인 '심스(CIMS)'는 경찰에 입건된 모든 사건의 피의자·피해자 등의 객관적인 특성과 이들이 작성한 조서 등이 축적돼 있다. 프로파일러가 쓰는 프로그램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피의자·피해자의 성장배경·범행수법·성격 등 비정량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스카스(SCAS)'다.

 

그는 "심스에 고급통계를 추가해 분석한 프로그램이 바로 과학적 범죄분석 시스템인 스카스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4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이전 범죄 사례와 비교하기 위한 자료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추한 피의자의 특성에 따라 범인이 잡혔을 때 보람을 느끼며, 특히 몽타주가 결정적인 단서가 돼 검거 유공 표창을 2번이나 받아 쑥쓰럽기도 하면서 기뻤다"면서 "프로파일러는 최고의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부단한 학습이 필요한 직업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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