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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지명(地名)이야기 - 장세균

일제시대에 일제가 바꾸어놓은 지명(地名)들을 원상으로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전주시 의회의 모 시의원에게서 나왔다. 1914년, 일제에 의해 행정구역이 통폐합된 후 새로운 명칭이 나왔는데 그중에 하나가 '부락(部落)'이라는 단어라는 것이다.

 

사실 일본에서는 '부락'을 '부라쿠'라고 발음하고 있으며 '부라쿠'는 일본 에도시대에 천민들이 주로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지역을 가르키는 지명이었다. 지금도 일본에는 '부라쿠'라고 불려지는 지명들이 있다.

 

전주의 경우에는 거북 구자를 쓴 '구룡리(龜龍里)'를 아홉 구자를 써서 '구룡리(九龍里)'로 폄하해 버렸고 해성 고등학교 뒷산이 닭 계자를 쓴 '계룡산(鷄龍山)'이었는데 일제에 의해서 계수나무 계자를 써서 '계용산(桂用山)으로 둔갑되었다는 것이다. 무심히 넘길 대목은 아닌것 같다.

 

전주 뿐만 아니라 일제에 의한 지명 왜곡현상은 전국에 걸쳐있다고 볼수 있으며 특히 서울에 많이 있다. 예를 든다면 서울에 동대문 회기동(會基洞)이 있는데 원래의 지명은 연산군의 생모 윤씨(尹氏)의 능이 있다해서 회릉리(懷陵里) 였다고 한다. 서울의 합정동(合井洞)도 원래는 조개 우물이 있다해서 합정동(蛤井洞)이었다는데 일제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지금의 한자로 바뀌어 놓았다는 것이다.

 

지금의 다동(茶洞)도 원래의 지명은 대다방(大多坊), 소다방(小多坊)인데 이 다방골을 다방(茶房)으로 잘못 알고 일제가 다옥정(茶屋町)으로 고친 것이 나중에는 '다동'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또 영등포에 았는 문래동(文來洞)의 경우는 일제시대에 이곳에 실을 빼는 큰 방적회사들이 많았다 해서 사옥정(絲屋町)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해방후에 일본식 이름을 고친다고 하여 실을 빼는 기구인 우리말의 '문래'의 음을 한자로부터 빌려와 지금과 같은 어설픈 이름을 만들었다고 한다.

 

창경원(昌慶苑)도 창경궁(昌慶宮)을 말살하기 위해서 일제가 변형시킨 이름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명에는 이처럼 지역에 따른 작은 역사가 면면히 숨쉬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지명을 고칠때는 관계당국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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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균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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